웜바디스 - 사랑이 답이다. 사랑해야 한다.

영화 <웜바디스> 리뷰

좀비 로맨스 영화라니. 흡혈귀의 로맨스까지는 봐줄만했고 심지어 너무 재밌게 봤었다. 트와일라잇 그래도 좀비 로맨스는 좀 그렇다. 사람을 죽여서 살을 뜯어먹고 뇌를 씹어먹는 장면들이 직접적으로 화면에 비추는데 어떻게 로맨스가 가능하단 말인가. 물론 좀비들의 잔인한 장면은 초반에만 나오고 로맨스는 영화 후반부에서 주로 나오는게 다행이긴 하다.

심장이 뛰지 않는 좀비와 심장이 뛰는 인간.
세상에 정말 좀비들이 있다면, 그 좀비들과 사랑에 빠지는 것이 가능할까. (흡혈귀도 마찬가지) 심장이 뛴다는 말은 말그대로 살아있음을 의미하기도 하고, 어떤 대상에 열의를 가질 때나, 사랑에 빠지는 순간 상징적인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살아있어도 죽은 것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을 두고 심장이 뛰지 않는 사람들이라고도 말한다.

좀비가 급속도로 전염되는 바이러스에 의해 타의적으로 감염되어 심장이 멈추는 것처럼, 지금 사회의 인간들은 박탈감과 무력감을 안겨주는 사회구조에 의해 (이 또한 타의에 의해) 심장이 멈춰버리기도 한다. 안정적인 조직에 속하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노력했는데, 그 조직에 들어가니 위로부터의 압박과 업무 과중으로 인한 스트레스 속에서 산 듯 죽은 듯 살아가다가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들이 있다. 영화 초반에 주인공인 좀비가 '나는 누구지' '나는 왜 살아가고 있지' 등 존재의 의미에 대해 궁금증을 갖는 모습이 나온다. 비단 그들 뿐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모습아닌가.

그래서 우리를 구원할 수 있는 건 사랑? 사랑이 답이다. 사랑해야 한다. 좀비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주니까 심장이 뛰기 시작한 것처럼, 주위에 심장박동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사랑과 관심을 준다면 같이 심장이 뛸 것.

좀비 로맨스물을 보고서 이런 생각을 하는 건.. 뭐, 주인공 R의 말 처럼 That's too much 이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