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여행
2012년 7월 1일
밤을 새서 책을 읽다가 아침 5시에 갑자기 원주로 여행을 떠나기로 마음 먹었다. 나는 언제나 내 주위의 자극들로부터 변화할 가능성을 열어놓는다. 갑자기 여행을 가야겠다고 마음을 먹은건 바로 이 한 문장 때문이었다.
"이 세상에 당신을 더 부자로 만들어주면서 유일하게 돈을 주고 살수 있는 것이 여행이다."
도쿄에서의 삶은 즐겁고 행복했다. 혼자 여행다니고 맛있는걸 먹으러다니고 전망대에 올라 도시를 내려다보고. 친구들과 편지를 주고받고. 부모님이 멀리 계신것처럼 통화하고. 하지만 행복했던 시절을 떠올리면서 그 때로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만 하고 있었다.
그때가 행복했다면 지금의 시간을 그 때 처럼 만들면 된다는 것을 순간 깨달았다. 그래서 난 원주로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거의 2년만의 홀로 여행이다. 설레는 기분만으로도 오늘 여행의 반절은 성공이다.
이번 여름방학을 기점으로 국내 여행을 많이 다녀야겠다. 해외여행을 다니기 전에 가까운 우리나라를 먼저 여행해야 겠다는 생각은 내가 군대에 있을 때 부터 했던 생각이다.늘 마음만 먹었던 그것을 오늘은 직접 행동에 옮겨서 무척 기쁘다.
여행을 하면서 책을 많이 읽었다. 도움이 됐다. 내가 남은 시간을 어떻게 살아갈지 말해주는 책들이었다. 나의 인생에 있어서 소중한 한 걸음 진전이었던 오늘 하루 여행을 고이고이 기억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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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출발은 책의 한 문장이었다.
"이 세상에 당신을 더 부자로 만들어주면서 유일하게 돈을 주고 살수 있는 것이 여행이다."
내가 지금 읽고 있는 책 <네 인생인데 한 번뿐인데 이대로 괜찮아?> 에서 본 문장이었다. 잠이 안와서 새벽까지 책을 읽다보니 4시가 되었고, 책을 거의 다 읽어갈 무렵 위의 문장을 발견하였다. 그래서 바로 여행을 떠나기로 마음 먹었다.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 있는 가까운 곳으로 말이다.
저 책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가 하나 더 있는데, 저 책을 우리학교 도서관에 구입 신청을 한 사람은 나였다는 것이다. 책을 오래전에 신청해놓고 입수완료 했다는 것도 알고 있었는데 그 동안 잊고 있다가 방학이 되서 책을 빌려서 읽은 것이다.
내가 지난 학기에 구입 신청을 한 책을 잊고 있다가, 방학이 되서 빌려서 새벽까지 읽었는데 책의 어느 문장에 꽂혀서 여행을 떠났다는 스토리. 이것도 뭔가 기분좋은 영화같은 이야기다.
이번 여행은 가볍게 출발하고 많은 준비를 못해서 생각했던 만큼 많은 곳을 돌아보지는 못했다. 홈페이지에서 보았던 원주 8경을 다 가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했지만 저녁에 군대 후임과의 선약이 잡혀 있어서 빨리 돌아왔어야 했다.
이번 여행의 경로는 이랬다.
동서울터미널 - 원주터미널 - 원주 시내 - 강원감영 - 중앙시장 - 치악산국립공원 - 구룡사 - 대곡야영장 - 원주 시내 - (다시 한번) 강원감영 - 점심, 순대국밥 - 서울로 복귀 5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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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도 그랬는데 요새는 자꾸 건축물들에 눈이 많이 간다. 건축학과를 졸업한 선배에게도 요새 건축에 관심이 간다고 말하고 건축학 수업을 들어보는 건 어떻냐고 물어봤더니 차라리 건축학과를 입학하라고 하셨다. 역시 쉽게 다가갈 수 없는 분야인가.
그래서 한 생각이, 건축기행을 떠나고 싶다. 역사기행, 건축기행, 자연기행,,,, 우리나라를 갖가지 테마를 가지고 여행하면 정말 재밌겠다. 이렇게 우리나라가 즐거운 곳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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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가 본 원주의 느낌은, 서울과 멀지 않아서 그런지 서울과 크게 다르지 않은 느낌이었다. 잘 발달된 중소도시처럼 서울에서 볼 수 있는 흔한 상점들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오히려 조금 더 발달되지 않은 곳을 찾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기 때문에 조금은 아쉬웠다.
한국은 땅이 크지 않아서 어느 도시를 가건 크게 다르지 않다. 상점가들을 채운 상점들도, 도시의 분위기도. 조금 독특한 여행지 없을까. 작년에 갔던 안동은 정말 좋았었는데, 안동처럼 특별한 곳을 찾아다니고 싶다. 일단은 나의 국내 여행을 기분좋게 스타트 끊었다는데 의의를 두고서 앞으로 국내의 많은 곳을 여행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