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어른이라고 생각은 한 적은 없지만

3년 만에 만난 오렌지 데이즈

우린 매주 만나서 '아름답고 건전한 대학생활'을 즐겁게 만들어 갔었다. 하지만 2008년에 나는 군대에서 2년을 보내고, 2010년엔 일본에서 1년을 보내는 동안 오렌지데이즈 친구들은 모두 대학을 졸업했다.

매우 짧게 공유했던 대학생활이기는 했지만 정말 너무나도 즐겁고 아름다웠던 시간들이었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서로 연락을 하면서 잘 지내고 있다. 그러다가 이번에 드디어 3년만에 만나게 된 것이다. 2008년 군대에서 휴가를 나와서 잠깐 만나고 나서 처음이다.

오랜만에 학교에 온 친구들은 오랜만에 교정을 거닐어보고 싶다며 비오는 날씨 속에서 우산을 쓰고 함께 캠퍼스를 걸었다. 같이 활동했었던 동아리의 동아리방에도 올라가보고, 도서관에도 들어가고, 학생회관에서 군것질도 했다. 두 친구는 대학생활을 진심으로 그리워하고 있었다. 자기들도 다시 대학생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그건 내가 만나는 졸업한 선배들이 늘 하는 말이다. 모두 대학생 때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한다.

세 친구 각자가 보낸 3년의 시간은 모두 저마다의 이야기로 채워져있었고 우린 그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우리들 자신이 어떤 생각을 하고 살아가고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 자신이 살아가면서 느끼는 점들을 너무 무겁고 진지하지 않게 편하게 할 수 있는 친구들이다.

한 친구가 말했다.  '나중에 이중에 누구 한 명이 결혼하게 되면 정말 이상할 것 같아' 슬슬.. 우리들 사이에서도 그런 이야기들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스스로 어른이라고 생각은 한 적은 없지만 우리 오렌지 데이즈도 나이를 먹어가고 있는 것 같다. 조만간 다시 만나서 못다한 이야기들을 이어나가기로 했다. 벌써부터 보고싶네구려 오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