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이 끝난 금요일 친구와 함께 세 번째 무비데이를 보냈다.
오늘 본 영화 <은교>
근래 본 한국 영화 중 가장 인상깊게 본 것 같다. 엄숙하고 어두워보였던 포스터와는 달리 은밀하면서도 밝은 느낌의 영화였다. 원작 소설을 아직 읽지 않아서 소설과 영화의 느낌이 어떻게 차이를 보이는지 아직 모르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은밀한 곳에서 소설을 혼자 읽어내려가는 느낌이 들었다.
영화를 같이 본 친구와 나눈 이야기들은, 남자의 억압된 본능적 욕구를 소설로 승화시키고 있는 한편 미화시키고 있다는 점에선 불쾌하게 느낄 관객들도 있지 않을까. 영화의 앞 부분에 늙은 자신의 몸을 거울앞에서 바라보는 모습이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이었다.
영화를 보고 나서 우리들은 우리들이 문학적 감수성을 너무 잃고 사는 것 같다라는 말을 했고
우리 나름대로 한 가지 룰을 더 정했다. 일주일에 한 편씩 영화를 보는 것처럼, 일주일에 시인을 한 사람씩 정해서 그 시인의 작품들의 정서를 이해해보기로 했다.
하루에 시 한 작품씩 읽기.
'하늘의 별이 다 같은 '별'은 아니다.'
70대 노인과 17세 소녀의 사랑 이야기가 이렇게 사람들에게 전해질 수 있는 것도 그 전달방법에 있어서 문학과 예술이라는 틀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슷한 내용의 이야기가 신문기사 혹은 다큐멘터리로 전해졌다면 아릅답게 보이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자신은 아릅답다고 생각하는 별이 누구에게는 추할 수도 있고, 더러울 수도 있는 것처럼 70대 노인과 17세 소녀의 사랑이야기도 누구에게는 아름답게 비출 수 있다.
'연필'에서 눈물을 읽는 시인들의 눈과 마음, 그 시인들의 세계에 다가가고 조금 더 그 세계를 이해하려고 한다면 나를 둘러싼 모든 사물들이 조금씩 조금씩 더 아름다워질지도 모른다.
<은교>를 보고나서 '시와 문학'의 세계에 대해 한 발자국 나아가려는 생각을 하게된 것만으로도 많은 걸 얻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