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놓치지 않기
2012년 4월 24일
교양과목을 통해 인간의 언어, 마음과 뇌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하다보니 이 모든 건, 이 세상, 이 우주는 모두 하나의 유기체라는 생각이 다시 한번 꿈틀거린다. 인간의 신체와 마음은 절대 별개의 것이 아니고 따로 존재 할 수 없듯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가 (보이지 않는 힘이라든지 보이지 않는 손 이라든지)'보이지 않는 것들'이라고 표현하는 것들 조차 결국 우리는 보면서 살아가고 있다.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추상적인 개념들 '관계'라든지 '자유'라든지 '사랑'이라든지 하는 것들도 결국은 지구라는 하나의 유기체, 나아가 우주라는 유기체를 보존 존속하기 위한 것들, 그래서 결국은 하나.
벚꽃이 피어나고 지는 것처럼, 인간이 태어나고 죽는 것처럼, 조직이 모이고 흩어지는 것처럼 모든 것에는 생성과 소멸이 있어서 세상도 마찬가지로 생겨난 이래로 끝을 향해가고 있다. 인간의 놀라운 기술력으로 새로운 발견을 거듭하고 있는 이 광활한 우주도 (시간의)끝이 있을 것이고 이 광활하다고 생각하는 우주 또한 우리가 생각해낼 수 없는 '존재'의 극히 작은 하나의 세포일 수도 있다. 우리의 신체를 구성하고 있는 수없이 많은 개개의 세포들이 '하나의 인간'의 모습을 상상할 수 없듯이 수명이 하루인 하루살이들이 한달, 1년이라는 시간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것처럼 현재 인간의 지능으로 생각해낼 수 있는 시간관념들 (몇억광년이라든지 하는)을 초월하는 '시간'이 있을 것이다. (라는 생각마저도 뛰어넘고 아예 그 개념의 아주 미세한 부분마저도 건들리 수 없는) 종교의 상상력으로 만들어내는 기독교의 천국과 지옥이라든지, 불교의 연옥이라든지, 절대자라든지 하는 것들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지만 그러한 상상력으로도 도달할 수 없고, 결국은 인간의 언어와 지능이 그려낼 수 없는 그 무엇이 있다는 생각들은 흥미롭다.
도달할 수 없는 세계라고 한다면 (도달할 수 없는 세계라는 것, 인간의 체세포가 인간의 모습을 그려낼 수 없듯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세계' 안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의 물음으로 이어진다. 모든게 멸망한다면, 지구위에서 공룡이 멸망했던 것처럼, 인간도 멸망하고 세계가 멸망한다는 걸 인지했을 때 우리는 어떻게 삶을 만들어나가야 할까.
'사명'이라는 생각을 잠깐 해봤다. 아까 공부를 하면서 알았는데, 단기기억에 있던 기억들이 장기기억으로 옮겨가는데에는, 즉 학습이 이루어지는데에는 CREB에 통제되는 단백질이 새롭게 생성된다고 한다.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은 단기기억이 어떻게 장기기억으로 전환되는가이다. 단기기억의 초기 공고화는 불과 수 시간만에 이루어진다. 하지만 장기기억으로 전환은 피질에 의해 정보가 해마로 보내져야 한다. 연구에 따르면, 장기기억으로 전환이 가능한 시기가 있다. ..(중략)..단기간에 뭔가를 기억할 때는 시냅스에 존재하는 단백질을 사용한다. 하지만 단기기억을 장기기억으로 바꾸려면 시냅스 상에 변화를 일으키는 새로운 단백질이 요구된다. 이 단백질은 CREB로 알려진 단백질에 의해 통제된다. CREB는 새로운 단백질의 생성을 유발하는 스위치처럼 행동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버드 정신의학 교수가 밝히는 뇌] 중-
새롭게 생성된 단백질로 인해 성공적인 학습이 이루어지게 되어, 다음날 시험에서 필요에 의해 지식을 꺼내 쓸 수 있다. 즉 한 세포의 출현으로 인해 (그들이 상상할 수 없는) 인간세계에서 뭔가 이로운 일이 발생했다. 그건 사명을 다한 일이 아닐까라고 생각해봤다.
결론
늘 세상을 들여다보거나, 내려다보거나 하는 일은 흥미롭다. 그런 일들이 가끔은 영감을 제시해주기도 하고 말이다.
'우린 모두 하나다'라고 하는데 우린 모두 정말 하나다. 출발도 하나였고 끝도 하나일지도 모른다. (지구과학에 대한 지식은 초라하지만) 지구라는 행성의 탄생의 순간으로 거슬러 거슬러 올라가면 지구는 옛날 우주의 어떤 별이 폭발하여 생긴 우주의 먼지들이 모여서 생겼다(라고 한 것 같다) 우리의 출발은 별이었고 지금은 모두 다른 모양 '산과 바다' '호랑이' '벌' '벚꽃' 그리고 우리들은 인간으로서 존재하고 있지만 결국 우리는 하나다. 우리도 세포에서 출발하여 세상에 나와서 영양분을 먹고 햇볕을 받으며 부모님의 사랑을 받으며 또 하나의 별로서 살아간다. 사람이 죽으면 별이 된다는 말도 어쩌면 다시 별로 돌아간다는 말 아닐까. 우리가 살아가면서 '별빛'을 아름답다고 느끼고 살아간다면 차가운 흙이 되거나 지옥불에 떨어진다는 것보다는 죽으면 밤하늘의 별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살아간다면 더 멋지지 않을까. 정말 밤하늘의 별이 된다면 '도달할 수 없던 세계'에 조금 더 가까이 갈수도 있지 않을까.
아...시험기간의 밤은 깊어가는 구나.
생각을 품으며 궁금했던 점 인간 신체의 생태계에서도 '이타주의적' 행위를 하는 세포가 발견이 되었을까
덧붙이는 글
"우리에게 특별할 수밖에 없는 행성, 지구는 46억 년 전에 고대의 별이 폭발해 생긴 잔여물이 태양 성운(solar nebula)과 행성으로 응축되는 과정에서 탄생하여 성진(stardust, 항성먼지)과 태양의 복사에너지, 소행성과 혜성의 충돌, 태양과 달과 이웃 행성의 중력 등등의 영향을 받아 그 꼴을 갖추어갔으며, 그들의 영향은 지금도 마찬가지로 지구를 계속 변화시키고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지구의 기억 : 행성 지구 46억 년의 역사]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