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걸 어떻게 하면 즐길 수 있는가에 대한 나만의 느낌도 살아난다

2012년 3월 15일(목)
전사의 휴식

나의 일주일은 목요일 저녁이 되어서 끝난다. 나를 괴롭혔던 감기는 이제 어느 정도 떨어져 나갔다. 모든 수업을 월,수,목에 몰아서 듣다보니 목요일 오후가 되어선 기운이 쫘악 빠지는 느낌이다. 무엇보다 수요일은 9시간 연속으로 수업을 듣다보니 마지막 수업 시간엔 정말 힘이 들기도 했다. 아침 9시부터 6시까지 연속으로 수업을 듣는다. 고등학교 때 이후로 이런 시간표는 처음인 것 같다. 하긴 고등학교 때는 쉬는 시간이 있기도 하고 점심시간, 청소시간도 있는데 대학은 매 교시마다 다른 건물로 이동하다보니 제대로 쉴 수 있는 시간이 없다. 처음엔 너무 무리하는게 아닌가 싶었는데 모든 수업을 다 마치고 나니까 뭔가 의외로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교수님의 말씀에 9시간 집중을 하는 것이 쉽지는 않은 일이다. 하지만 디자인의 이해 - 중소기업경영론 -  전략경영론 - 인지과학의 이해까지 다양한 학문을 하루에 모두 접하기 때문에 재미있기도 하면서 더욱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게다가 어제는 동아리의 신입생 환영회가 있어서 늦게까지 같이 있다보니 푹 쉬지도 못하고서 오늘 또 6시간 수업을 들었다. 역시나 하루 종일 기운이 없었다.

그리고 목요일 저녁. 전사의 휴식이다. 요새는 새로운 생각들을 많이 한다. 예전부터 내가 관심있었던 분야들, 인지과학이나 언어학 관련의 수업을 들으면서 정말 마음잡고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지금 들어가고 있는 경영학 전공 수업들에서도 대단한 흥미가 생겨서 전공 공부를 정말 열심히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지금 4학년에 이르러서야 배우고 학문을 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조금씩 감이 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걸 어떻게 하면 즐길 수 있는가에 대한 나만의 느낌도 살아난다

일주일 동안의 모든 수업과 도서관 아르바이트까지 마치고 기숙사에 돌아와 저녁을 먹고 빨래를 돌리는 동안 미국드라마를 보면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미친듯이 잠이 쏟아지지만 책을 조금 더 읽다가 자야할 것 같다. 사실 '크로니클'이라는 재밌는 영화가 개봉한 것 같은데 심야로 보러갈지 말지 고민중이기는 하다.

생각이 많은 시기이기도 하면서, 생각을 많이 하지 않으면 안 되는 때를 보내고 있다.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이 시기를 잘 보내보자. 너무너무도 소중한 하루 아닌가. 

2012년 3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