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 16일
이번 주부터 모든 수업이 본격적으로 시작하였다. 모든 수업에 열심히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흥미로운 과목들과 좋은 교수님들을 만난 것 같아 정말 기쁘다. 그리고 수업에서 교수님들의 말씀을 듣고 있으면 자꾸 속으로 '정말 그게 옳은가'에 대한 질문을 하게 된다. 이상하게도 요새 모든 대상에 질문을 던지려는 버릇이 들었다. 다시 한 번 기대되는 한 학기라고 쓰고 싶다.
그제 <인지과학의 이해>의 홍우평 교수님께서 흥미로운 생각거리를 던져주셨다.
왜 중고등학교에 있는 일진이 대학에는 없을까? 도대체 1년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지길래 사람의 행동이 그토록 크게 바뀔까?
생각해보면 초중고 전체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노스페이스 패딩도 대학에서는 전혀 다른 나라 이야기다. 대학교에서 빵셔틀이 과연 있을까. 대학교에서의 빵셔틀은 상상이 가지도 않는다. 만 18세에서 만 19세로 한 살 더 먹으면서 대단한 사고의 전환이 이뤄지는 걸까? 만약 고3을 마치고 나서 대학교 1학년이 되는게 아니라 고4가 된다해도 문제가 없어질까. 당연히 아닐 것이다. 고등학교 4학년과 대학교 1학년이 사는 세계는 다르고 너무 다르다.
일진의 빵셔틀이라든지, 노스페이스 패딩 문제라든지 하는 중등교육 시기를 가로지르고 있는 여러가지 사회 문제들은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몇가지 키워드들로서 그 원인들을 생각해낼 수 있다.
금지, 구속, 입시 교육, 획일화..
내가 고등학교를 다닌 건 벌써 7년도 더 된 일이기는 하지만 내가 학교를 다니던 시절과 지금과는 크게 달라진 것은 없어보인다. 적어도 내가 고등학생일 때는 노스페이스 패딩 같은 건 문제가 되지도 않았다. 빵셔틀.. 다른 학교는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우리 학교에는 없었던 것 같다. (물론 모든 학교가 이런 문제들을 갖고 있을리는 만무하다. 우리가 미디어로 접하는 뉴스들은 모두 특별한 경우일 수도 있다) 하지만 미디어에서 그런 뉴스를 너무 자주 접하다보니 신경이 많이 가기도 하고, 등골브레이커라는 말은 대학가에서는 '등록금이 등골브레이커'라는 현수막으로 까지 이용되고 있으니 이미 사회적으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큰 이슈가 된 것은 분명하다. 나는 그저 우리 때는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들이 지금은 문제가 되어 학생들, 학부모들, 선생님들을 괴롭히고 있으니 안타깝다. 무엇보다 자식에게 비싼 패딩을 사입히지 못하는 부모님들의 마음을 생각하면 정말 슬프다.
대학 사회라고 해서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고3이 입시 공부에 목숨을 걸듯이, 대학생들은 취업이라는 장벽과 싸우고 있다. 지금은 등록금과의 싸움도 크게 벌이고 있고 말이다. 고등학생이 성적을 비관하여 뛰어내리듯이, 유수의 대학을 다니는 대학생들도 뛰어내린다. 다들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싸움의 성격은 비슷한듯 하면서도 너무도 다르다. 아침 8시부터 저녁때까지 같은 교실에서 구속을 받으며 공부하는 고등학생들과 넘치는 자유를 주체하지 못하는 대학생들의 싸움은 다르다. 그리고 적어도 대학생들에겐 취업, 연애, 스펙 등의 스트레스를 받으면 술이든, 여행이든 그걸 풀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도 있다. 기분이 우울하면 머리 색깔을 바꿔서 기분 전환을 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엔 행복한 학생들이 많을까, 행복하지 않은 학생들이 많을까?
어떻게 하면 우리나라의 학생들이 행복해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