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을 보기 위해 공부하는 것이 아니고, 공부하기 위해 시험을 보는 것입니다

2012년 4월 30일

어느 때보다 길었던 4학년 1학기 중간고사, 이번 중간고사를 치르면서 나는 한 가지 실험을 하였다.  나의 시험 공부 역사에 있어서 하나의 도전과 같은 시간이었다.  시험 공부 방법을 완전히 바꾸었다. 대학생활 다 보내고 난 4학년이 되어서야 시험 공부 방법을 바꾸는 것이 과연 현명한 일인가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뭔가 새로운 방식으로 공부를 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이런 시도를 한 데에는'인지과학의 이해'와 '언어의 세계'라는 교양과목의 수강이 큰 동기를 부여했다.

'인지과학의 이해'와 '언어의 세계'라는 과목에서 둘 다 인간의 기억에 관한 매커니즘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사실 그 외에도 이번 중간고사까지 배웠던 내용들의 커리큘럼의 60~70%가 일치하였다. 그것은 나 스스로 놀란 일이었다! '인지과학'과목을 수강한 것은 인간이 사고를 하고 판단을 하는 과정에 대한 호기심이 있었고, 군대시절에도 뇌과학의 신비에 푹 빠졌던 적이 있기 때문에 대학에서 꼭 그와 관련된 교양과목을 듣고 싶었다. 그리고 '언어학'과목을 수강한 것은 내가 일본에서 10개월 살면서 일본어를 사용하여 일본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는 내 모습이 신기하게 보였고 그로부터 언어에 대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었다.

이번 중간고사는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공부했다.
1) 먼저 수업시간에 배운 모든 내용을 컴퓨터 워드로 정리한다. 자료를 정리하면서 지난 학습 내용을 모두 복습할 수 있다.
2) 그리고 시험기간을 앞두고서 내가 정리한 파일만을 가지고 공부한다. 적으면 2회부터 많게는 4회까지 반복해서 보았다.
3) 시험시간이 막상 다가왔을 때는 정리한 내용을 보지 않았다. 이부분은 나의 기억 능력을 테스트해보고 싶어서였다.

내 머릿 속의 기억이라는 매커니즘이 어떻게 작용되는지, 잘 작용하는지 실제로 실험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그 실험 결과는 반의 성공과 반의 실패를 가져왔다. (오로지 나만 이해할 수 있는 맥락에서)

힘들었던 중간고사를 끝마치고서 들었던 생각들은 이랬다. 공부가 즐거웠다는 것. 미술사의 연대기를 외우는 것도 즐거웠고, 뇌의 구조와 기능들을 외우는 것도 즐거웠고, 전략경영 프로세스에 대한 공부도 즐거웠다. 3년 내내 대학생활을 마치고 4학년 되고나서야  '시험'이라는 것이 학문에 있어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 건지도 마침내 깨달은 느낌이었다.

인지과학의 이해 교수님께서도 시험기간을 일주일 앞두고 이런 말씀을 해주셨다.
"시험을 보기 위해 공부하는 것이 아니고, 공부하기 위해 시험을 보는 것입니다.

시험을 목표로만 공부를 했을 때는, 내가 공부하면서 외웠던 내용들은 시험 답안지의 마침점을 찍는 순간 부터 스멀스멀 사라져 간다. 하지만 내가 정말 좋아서 공부를 하고 훗날의 지혜로 되살리기 위해서 공부를 하는 것이라고 마음 먹었을 때는 공부한 내용들이 뇌 속 뉴런들의 연결 고리 사이에서  자리 잡는다.

(시험기간이 주는 압박감 때문에) 시험 기간 자체가 길었던 것은 힘들었지만 그래도 시험을 위한 공부가 아닌 , 공부를 위한 시험을 알았기 때문에 의미있는 중간고사 기간이었다. 

이러한 생각들을 확장시켜보기.
우리는 인생에서도 시험을 위한 공부만을 하고 있지는 않는가 생각해보자. 
토익 점수를 만들기 위한 영어 공부.
돋보이는 스펙을 쌓기 위한 봉사활동과 대외활동.
돈을 벌기 위한 일.

공부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시험기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