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이야말로 우리 인생을 이어가게 하는 마음일지 몰라요

오랜만에 쓰는 글은 얼마나 두려운가

많이 두렵죠. 오랜만에 쓰는 글에는 '내 글'이 없었을지도 몰라요. 내가 글을 써오던 방식. 글을 쓸 때면 했던 생각들, 그런 걸 기억해내기 쉽지 않을테니까요.

개인이 살아온 시간의 기록으로서의 글이라고 한다면, 글을 쓰지 않은 공백만큼 우리의 시간을 통째로 잃어버리고 마는게 아닐까요.

네, 물론 시간을 통째로 잃는 일은 없어요. 우리는 글을 쓰지 않는 시간에도 살아왔던 게 분명하니까요. 하지만 그 시간은 희미해지고 말거에요. 시간이 희미해진다는 것. 그건 잊혀진다는 거죠.

우린 왜 잊혀짐을 두려워할까요. 글쎄요.
우린 왜 두려움을 두려워할까요. 글쎄요.

두려움은 대체 무엇이길래 우리 인생에 그토록 따라다니는 걸까요.
어쩌면 우리 인생은 두려움 그 자체일지도 모르겠네요.
그 이유라고 한다면, 저는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아직까지 이곳에 두려움에 대해 얘기를 하고 있어요.

그때 그때마다 두려워하고 있는 대상이 다른 것뿐이죠.
언제는 사랑을 하지 못할까 두렵고, 언제는 사랑을 잃을까 두렵고, 언제는 내 자신이 정체해 있는 것 같아 두렵고, 언제는 모든 행복이 순식간에 사라질까봐 두렵고 말이죠.

두려움이야말로 우리 인생을 이어가게 하는 마음일지도 몰라요.

오랜만에 글을 쓴다는 건 확실히 두려운 일이에요.
그 간의 공백을 채울만큼의 좋은 글을 쓰지 못할까에 대한 두려움일거에요.

전 또 두려움을 느끼고 있네요.
잘 살아가고 있는 걸까요

그 모든 것이 사랑으로 비춰지는 여름, 그 여름이 거의 끝나가고 있다.

행복 타령이 4일째 이어지고 있다. 이 행복감과 안정감이 일주일 내내 계속 이어지면 더 이상 굳이 언급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너에겐 지금 이 시간이 너무 귀중하다. 정말 너무 귀중하다.
너는 오늘도 역시 제이를 만났다. 제이에게 일요일에 하지 못한 얘기를 이어서했다. 제이는 역시나 고맙게도 네 얘기를 너무 잘 들어줬다. 제이에게 이야기를 하는 와중에 네가 놓친 것은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 봤다. 그렇기 때문에 우린 우리의 이야기를 타인과 공유해야 한다. 스스로 놓치고 있는 것이 무언지를 알 수 있다. 길고 길었던 이야기의 끝은 그거였다. 이번 일로 인해 너는 너를 더 신뢰할 수 있게되었고, 너를 더 좋아할수 있게 되었다는 것.
한강을 건너고 있다. 기분이 좋다. 너의 사람들을 떠올린다. 친구들. 너를 스쳐간 인연들. 그 사람들이 어디에 있든 행복하길 진심으로 바란다. 네가 잘 이겨낸 것처럼 그 사람들도 어떠한 일이 있든 모두 잘 극복하고서 잘 살아갔으면 좋겠다.
사진으로서 하루를 기록한다. 너는 사진 찍는 걸 좋아한다. 사진은 우리의 기억을 오래도록 유지하게끔, 오랜 시간이 지난후에 다시 떠올려 볼 수 있게끔 도와준다. 사진을 찍는 시간들이란것, 결국 하루 중의 극히 일부다. 우린 대부분의 시간을 기록하지 못하고 스쳐 보낸다. 스쳐보내는 것도 좋다. 적당히 잊혀져야 더 아름답게 기억할 때가 있는 법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지금 이순간의 행복은 최대한 선명하게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 그래서 사진을 찍는다.
2015년의 여름, 사랑은 없었을지 모른다.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와 동시에 사랑은 어디든 숨어있었다고 생각을 한다. 그대를 그리워하는 마음, 보고 싶어하는 마음, 아껴주고 싶은 마음, 내일을 살아갈 용기, 오늘을 행복하게 기억하는 마음, 지금의 마음을 소중히 하는 것. 그 모든 것이 사랑으로 비춰지는 여름, 그 여름이 거의 끝나가고 있다.
찾아 헤맨다. 너는 또 새로운 경험을, 또 새로운 사랑을, 또 새로운 이야기를, 또 새로운 너를 찾아헤매고 싶다. 인생 속을-너와 연결되는 다리를 놓아-때론 그게 방황으로 보일지라도 끊임없이 헤엄쳐 나가고 싶다.
2015년 8월 25일

너는 많은 시간 용기와 두려움에 대해 생각했다

너는 많은 시간 용기와 두려움에 대해 생각했다. 인생의 모든 문제는 두려움의 크기와, 용기를 갖는 문제라고 생각했다.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즐거운인생은 네가 얼마나 용기를 가지느냐와 가장 연관되어 있다. 용기는 없더라도 내야하는 것. 그리고 용기를 낼 수 없기 때문에 더욱 내야 한다는 생각이다. 네가 그토록 다양성을 내 인생에 수 놓고 싶다면 너는 반드시 용기라는 키워드를 죽을 때까지 안고 살아가야 한다. 용기.

어떻게 보면 지나친 용기와 대담함이 너를 곤란에 빠트린 걸지도 모른다. 무식한 용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 일은 결과적으로는 너에게 너가 믿고 있던 부분을 확인시켜 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경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 마음 먹기에 따라 세상을 경험해볼 수 있는 일.

너는 평범함에서 멀어져 버렸다고 생각했다. 그걸 크게 아쉬워했지만 이내 너는 평범함을 버리기로 했다. 애초에 너는 평범함에 가까워질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평범함은 환상일 뿐이라는걸 깨닫는다. 평소에도 평범함을 싫어하던 너는 이번을 계기로 평범함과 완전 멀어졌고, 거기에서 용기를 얻고 더욱 특별한 인생을 만들고자 하는 용기를 얻는다.

우리가 우리의 삶을 이어나가는데 필요한 용기는 무언가. 재밌는 삶을 만들어가는데 필요한 용기말이다. 우리가 좋은 아빠가 되고 좋은 엄마가 되는데 필요한 용기. 너에게 비밀을 털어놓을 용기. 너에게 다가갈 용기. 너에게 좋다고 말할 용기. 너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달라고하는 용기. 친구가 되자고 말하는 용기. 관계를 끊는데 필요한 용기. 아프리카로 떠날 용기. 아침밥을 맛있게 차려먹을 용기. 용기를 낼 용기.

용기란 만들어내는 것이다. 무에서 유로. 그건 창작과 마친가지다. 용기를 만드는데 필요한 재료는 무다. 그렇기 때문에 용기를 만들어내기가 어렵다. 애초에 용기가 없기 때문이다. 용기가 없다는 생각에 도달한다. 우리가 어떤 일을 시작하는 것. 그것에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용기란 없다.

2015년 8월 24일

생각의 조각들 19. 따뜻한 것에 오글거려하지 않는 정서를 우리가 찾아갔으면 좋겠다

우리가 708090을 그리워하는 이유는 우리의 정서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2000년대 중후반부터 쿨함과 솔직함이 좋은 것으로 떠오르면서 따뜻한 말 한마디는 내숭, 가식, 오글거림이 되었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인터넷 커뮤니티는 참 따뜻한 곳이었던걸로 기억한다. 아프면 걱정도 해주고, 서로가 따뜻한 말들을 주고받았다. 그게 오글거리는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았었고, "오글거린다" 라는 말 자체를 사용하지 않는 때였다. 하지만 지금은 온라인이건 오프라인이건 차갑고 쿨한게 멋진거고 재밌는거고 그야말로 쿨한 거다. 그러면서 우리의 정서도 차갑고 쿨해졌다. 그러니 따뜻함에 가까웠던 옛시절의 노래, 글, 여러가지 문화를 우리는 그리워한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정서의 온도가 점점 더 내려갈수록 우린 더 따뜻함을 좋아했던 옛 시절을 그리워할 것이다. 헛된 희망일 수도 있지만 다시 따뜻한 것에 오글거려하지 않는 정서를 우리가 찾아갔으면 좋겠다. 자신의 본심을 약간 가리는 것도을 모두 '내숭과 가식'이라는 말로 매도하지도 않으면 좋겠다.

- 2014 가을

생각의 조각들 18. 아름다웠던 나의 '시간'들을 늘 가슴에 담아두고

학생 때는 하루 빨리 그 시간을 뛰어 넘어 숙제와 시험으로부터 자유로운 어른이 되고 싶어했다. 어른들은 항상 우리에게 학생일 때가 가장 좋다는 말을 하며 그 시간들을 소중하게 보내고 열심히 하라고 했지만 그런 소리는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우린 충분한 경험을 통해서 아무리 힘든 시기도 시간이 지나면 아름다운 추억이 된다는 것을 배워왔고 계속해서 경험해 나가고 있다. 추억의 한 페이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은 그 페이지를 멋있게 장식하기 위해 노력해야만 한다. 아름다웠던 나의 '시간'들을 늘 가슴에 담아두고 '더' 아름다운 시간을 살아간다면 모든 시간을 아름답게 추억할 것이고 삶에 후회가 없을것이다. 나를 이곳까지 이끈 나의 선택을 사랑하며, 나에게 따라오는 운명을 사랑한다.

- 2014 가을

생각의 조각들 17. 천천히 산다는 것의 의미

엄마에게서 "천천히.. 인생 천천히.." 라는 문자를 받았다.

천천히 여유롭게 사는 건 좋은 방식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천천히 살아가는 것과 늦어버리고 마는 것과는 구분을 해야한다. 천천히 살아가려면 제 때에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지혜가 필요하고 부지런하게 몸을 움직여만 한다. 천천히 살아간다는 건 대충 대충 빨리 결정을 하며 살아가지 않는 것이다. 패스트푸드를 먹는 건 간단하다. 하지만 스스로 요리할 재료를 사서 음식을 만드는 건 시간이 걸린다. 그러기 위해선 뭘 먹을지, 무슨 재료가 필요한지를 알고 있어야 한다. 아침식사를 느긋하게 즐기려면 아침에 일어나야 하고, 무엇보다 전날에 재료를 갖춰 놓아야 한다. 즉, 천천히 사는건 부지런하게 살아야 한다.

무엇보다 부지런하게 사는 것은 여러모로 삶의 비용을 많이 낮춰준다. 비행기표를 세달전에 예약하는 것, 조조영화를 보는 것, 택시를 타지 않고 버스를 타는 것, 진로를 빨리 결정하는 것 등. 충동적인 결정이 더욱 더 젊음과 어울리는 것처럼 미화된다. 사실 충동적인 것이 더 재밌는 것은 맞다. 하지만 그만큼 비싸다. 재미의 대가를 치르는 것이다.

- 2014 가을

생각의 조각들 16. 한국어와 한글을 혼동하는 사람들, 바보도 아니고 무식하지도 않다

"한국어와 한글을 헷갈리면 안된다!" 라는 비판들이 많은 것 같은데 과한 비판이다. 우리말과 우리글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우리말을 문자로 표현하는데 최적화된 것이 한글인거고, 우리말이 먼저 있고서 우리글이 있는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미 '한국어'라고 하는 것에는 소리언어와 문자언어가 모두 같이 있다. 외국인들도 한국어를 배울때 ㄱㄴㄷ과 안녕하세요를 같이 배운다. 그러니 한글날에 "한국어와 한글을 혼동하지말자"라기 보다는 "우리말과 우리글 모두 바르게 사용하자"라고 말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다.

한글날은 한글만 주인공이라고 누가 그러던가요. 지금 이 한글 문장을 읽으면서 우린 한국어로 사고하고있는데 말이다. 그러니 밀어내지말고 서로서로 끌어안자. 한국어와 한글을 혼동하는 사람들, 바보도 아니고 무식하지도 않다.

-2014 가을

생각의 조각들 15. 그렇고 그런 인생을 가질 용기가 있나요

같이 술을 마시던 동료가 나한테 말했다. "꿈실현에 대한 의지만 가지고 있는채로 실현을 위한 구체적 activity가 없으면 무슨 소용이냐?" 나도 안다. 그냥 계속 이렇게 살다보면 이도저도뭣도 아닌 그냥 그렇고 그런 인생이 되어버릴것 같긴 하다만 없던 용기가 갑자기 생기는 것도 아니고 말이지. 용기는 어디서 갑자기 생기는건가? 그렇고 그런 인생의 근본적인 문제는 늘 용기 부족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고그런 인생이 아닌 인생을 만들려면 반드시 용기가 있어야 한다. '그렇고 그런 인생도 되지 못할 수 있는' 인생을 감내해낼 수 있을만한 용기가 필요하다. 문제는 난 '그렇고 그런' 인생은 살고 싶지 않은데 또 그걸 바꿔내말한 용기가 없다는 것에서 시작한다.
용기없는 내가 싫구나 아... 용기가 있으면 이렇게 술을 마시고 트윗을 하고 있지도 않겠지. 그런 말을 해주는 동료가 있어서 고맙긴하다. 어쨌거나 동료 역시 나에게 용기를 내라고 말을 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일은 다를거라는 생각을 안고 잠에 들어도 다시 눈을 뜨고 나면 크게 다르지 않은 하루를 맞이할거라는 생각을 하면 잠자기가 약간 두렵긴 하지만 어쨌든 일단 씻고 눈을 감아야겠다. 너무 졸립다.

- 2014 여름

생각의 조각들 14.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꿈속에선 안 아픈 사랑하자

마음이 너무 아프다
너무 미안해

카톡을 썼다 지웠다 썼다 지웠다
딱 며칠만 더 아파하자

가슴 아픔의 실체는 없을지도
하염없음. 속절없음.

인생에서 가장 힘든시기
나의 젊은 날의 사랑은 이렇게 끝이 나네요
감정은 묵혀두지말고 모두 말로 하자는게 내 방침이었지만 그건 잘못된 것 같다

그래 인생은 언제나 열린 결말
상처와 고통은 어떻게든 아문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게 참 슬플때가 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거기서 그 관계를 규정하려 할 때 대부분의 아픔이 시작되는 것 같다

- 2014 여름, 너를 다시 만나기전


생각의 조각들 13. 멋지고 아름다운 사람들에게 둘러쌓여있는 인생임에는 틀림이 없으니

월요일 오전에 일본 친구의 페북글을 보고 생각이 많다. 자기는 중학생때 무척 약하고 기가 죽어 살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렇게 살기 싫어서 필사적으로 베이스를 연습했단다. 그랬더니 스무살 이후로는 인생이 달라졌고, 사는게 몹시 즐거워졌다는 것이다.

나와는 4년전에 내가 시부야에서 일을 할때 만났었고, 그 친구는 자기의 뮤직바를 만들기 위해서 자금을 모으는 중이었다. 그 뒤 내가 한국에 돌아오고서 그 친구는 시부야에서 자기의 뮤직바를 시작했다. 어제는 그 친구의 서른살 생일이었고 친구는 어제의 기분을 이렇게 적었다. こんな素晴らしい人生だからか、最近お花屋さんばっかり通ってて、人にお花をあげたくて仕方がない.とにかく感謝を伝えたくて仕方がないのだ。心の綺麗な方々に囲まれているお陰で、宝物のような人生になりました. "이런 멋진 인생이라서, 요즘 꽃집을 계속 다니고 있고, 사람에게 꽃을 너무도 주고 싶어 서 어쩔수가 없다. 그보다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어 참을수가 없어. 마음이 예쁜 사람들에게 둘러쌓인 덕분에 보물같은 인생이 되었습니다.." 라고 적혀있더라.

참으로 멋진 인생이라는 생각이 듦과 동시에 나는 무엇을 하고 있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나도 멋진 인생을 살고싶다라는 생각, 나도 내 꿈을 이루고 싶다는 생각, 주위 사람들에게 더 감사하고 싶은 여러 생각들과 생각들이 계속 든다. 내 인생도 참 행복한 인생이라는 생각은 든다. 조금 가난한 젊은 시절을 보내고 있긴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멋진 사람들과 좋아하는 것들을 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으니. 하루는 인생에 대한 큰 미련이 없기도 하다가도, 또 하루는 이번 인생을 이렇게 '작고 소소하게' 보낼수 만은 없다는 생각에 많은 아쉬움으로 채워진 날을 보내기도 한다. 멋지고 아름다운 사람들에게 둘러쌓여있는 인생임에는 틀림이 없으니, 거기다가 내가 생각하는 것들을 좀 더 이루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야겠다.

- 2014 여름

생각의 조각들 12. 2013 그해 여름은

찬물로 샤워하는 계절, 로션을 안발라도 되는 계절.

에어컨을 틀기엔 아깝고 약한 선풍기 바람이 필요한 그런 날씨의 한가로운 토요일 오후다. 빨래도 끝내고 방청소도 끝내고 지난주 무한도전도 봤다. 이젠 책 읽어야지.

출근 길이 어떻게 이렇게 상쾌할 수 있나. 버스에 앉아있는 사람은 네 명. 여기저기 열려있는 창문으로는 시원한 아침 바람이 들어오는구나.

비가 와서 밖은 많이 싸늘하구나.

-2013 여름

생각의 조각들 11. 인생은 확률게임이 아니란 말이군

면접은 쉬운 일이 아냐 역시. 전문성을 쌓는 길밖에 없는 것 같다. 나는 거기 앉아서 무슨 말을 했던가. 인생은 확률게임이 아니란 말이군. 많이 지치는구나. 내 마음은 내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 내 기본적인 믿음인데 그 마음이 요새 통제수준을 넘어선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내 마음은 내 마음이 아니니까 내 마음인건가. 다시, 마음은 마음대로 안되니까 마음이지.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가보는 수 밖에.

내가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도 커져간다. 하지만 세상은 바뀔 수 있다. 그리고 세상을 바꿀 수도 있다. 세상은 지금도 아름답지만, 더 아름답게 바꿔나가야 할 부분이 너무도 많다. 세상을 바꾸고싶다. 내가 이 시점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어떻게 더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까.

나는 세상에서 기억되고 싶다. 즐거운 사람, 긍정적이고 밝은 사람, 유쾌하고 진지하며 진실된 사람, 바른 사람으로 남고 싶다. 나의 갈길을 꿋꿋히 걸어나가는 사람, 모험을 행하는 사람, 언제나 웃고 마음이 따뜻한 사람. 상대방에게 힘이 되주는 사람, 나보다 상대방을 돋보이게 하는 사람, 영화와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사람, 고독마저도 사랑하는 사람. 그런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 예술적으로 살아야지. 내가 가진 감수성을 부끄러워 하지 말아야지. 내 꿈을 잃지 말아야지.

-2013년 가을

생각의 조각들 10. 우린 이야기 한다

우린 이야기 한다

우린 역사 속의 지난 시간들을 이야기한다.
우린 미래를 이야기한다.
우린 꿈을 이야기한다.
우린 서로를 그리워함을 이야기한다.
우린 또 만날 것임을 이야기한다.
우린 순수함에 대해 이야기 한다.
우린 비참함의 딜레마를 이야기한다.
어떤 행동을 취하든 비참함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는 세상.
우린 비참함에 이어 우리는 진심을 이야기한다.
진심은 어떠한 딜레마에도 맞설수 있는 그 무엇.

- 2013 가을

생각의 조각들 09. 인생이 열렸으니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분다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바람이 부는데, 인생에 전체에 불어닥치는 바람은 얼마나 많을까. 바람이 아무리 불어도 꿋꿋하게 살아가야지. 우린 중학교 때부터 삶의 의지를 배워오지 않았던가. 애당초 인생에 바람이 불지 않을 순 없다. 인생이 열렸으니 바람이 분다. 어쩌면 인생은 처음부터 끝까지 바람에 실려 날아가는 것인가보다.

내 인생이 '본격적으로' 언제부터 시작될 것인지는 애초에 정해지지 않았던 것이다. 태어난 순간부터 이미 내 인생은 '내 인생'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시작되었다. 조금 많이 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 조금 내 인생을 살아가는 방식을 정한 것 같다. 방식이 모두 같을 필요는 없다는 걸 깨닫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 것 같다.

바람이 적게 불든, 많이 불든 어쨌든 인생은 아름답다. 세상을 살아가는 마음이라는 것. 세상을 바꾸고 싶은 마음이라는 것. 우리의 마음이라는 것. 우리의 행동이라는 것. 우리가 살아간다는 것.

생각의 조각들 08. 인턴 생활 후 느낀 점

인턴생활 후 느낀 점.
1. 일을 잘 한다는 것에는 여러가지 정의와 기준이 있겠지만 나는 일을 잘하는 것 같다. 일의 본질을 이해할 줄 알고 주어진 도구를 적극 활용하여 단시간에 일을 처리할 수 있다. 무엇보다 모든 업무는 효율성이 개선될 여지를 가지고 있다고 바라본다.
2. 업무가 내 스스로 개선할 수 있는 한계에 닿았다고 느껴질 때는 그 방식을 몸에 익히는데, 몸에 익혀지는 그 기간이 매우 짧아서 그건 곧 지루함으로 이어졌다.
3. 어떤 프로세스에서건 효율성을 중시하는 나의 태도는 공공기관의 시스템과 여러 부분에서 상충되었고, 가끔 일의 진행 방식 자체에 대해 반감을 가지게 하기도 하였다.
4. 제한된 책임은 사람을 느슨하게 만들었던 것 같고, 나같은 경우는 그게 일상 생활로까지 확장이 되었다. 더욱 도전적인 모습도 사라지고, 느긋하게 여유를 갖는 데서 행복을 느끼는 정적인 사람으로 변한 것 같다.
5. 사람 사이에서 얻는 인간 관계의 즐거움은 거의 없었다.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 비슷한 스트레스를 공유하며 업무를 추진하다보니 공감대는 형성되지만 깊은 정을 공유하기는 어려웠다. 그럼에도 좋은 사람들은 많았다.
6. 처음에는 내 스타일을 버리고서 조직 문화에 맞춰 가려는 노력도 했지만 그 길은 상당히 어려웠던 것 같다. 겉으로는 조직의 일원처럼 행동하지만 속 마음까지 동화되기는 힘들었다.
7. 활기찬 곳에서 활기찬 사람들과 일을 하고 싶다. 내 능력을 활용하여 최대한의 가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

생각의 조각들 07. 불공평한 세계를 공평하게 만들어가는 것, 함께 행복해지는 것

인간이 가치를 증대시키는 일이라는 것은, 원래부터 불공평한 세계를 공평하게 만들어가는 것. 자원산재의 불공평, 지식의 불공평, 부의 불공평, 행복의 불공평, 그리고 신분의 불평등까지도. 즉, 나눠가지는 일이 가치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건 또 재능을 나누는 일이기도 하다. 모두 타고난 재능이 저마다 다르지 않나. 음악적 재능을 가진 사람은 사람들에게 좋은 음악을 들려주고, 누군가는 아름다운 그림을, 누군가는 웃음을 나눠주는 그런 것. 누군가 오늘 하루 행복이 넘친다면 그 넘치는 행복을 나눠주는 것도 가치있는 것이다. 좋은 것들을 나눠가지면서 함께 살아가도록 노력하는 것이 인류의 가치를 증대시키는 일이다.

내가 행복해야 옆사람이 행복하고, 이웃집이 행복해야 우리집도 행복하고, 이웃나라가 행복해야 우리나라도 행복하다. 결코 남의 불행이 우리의 행복이 될 순 없다. 내가 못보는 나의 장점들을 남이 발견해주고, 나는 남의 장점을 발견해주면서 장점으로 어우러진 사회를 만들어 간다면 모두가 행복할 터. 남의 불행을 먹고살면 그건 곧 나의 불행이 된다. 남의 행복을 먹고 살면 그건 곧 나의 행복이 된다. 그러니까 나는 남의 불행을 찾으려 하기보다는 늘 행복을 찾아다녀야겠다.

-2013 가을


생각의 조각들 06. 다양함을 이루는 하나의 존재일뿐 특별한 것은 없다

한강에 달리기를 갈 때마다 항상 다양한 삶을 목격하고는 한다. 술을 마시는 사람들, 운동을 하는 사람들, 돗자리 펴고 누워 쉬는 사람들, 애정행각을 하는 사람들. 다양해서 아름다운 것 같다. 삶이 똑같아선 도저히 재미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다양한 삶을 보고 있자니, 나는 뭐하고 있는 걸까 라는 생각이 든다. 이것은 버스를 타면 느끼는 것과 똑같은 것이다. 버스안에는 자는 사람, 스마트폰 만지는 사람, 독서하는 사람, 음악듣는 사람, 떠드는 사람 등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고, 그 뒤에는 그걸 바라보는 내가 있다. 나는 뭐하고 있는거지. 물론 나도 그 다양함을 이루는 하나의 존재일뿐, 특별한 것은 없다.

-2013 가을


생각의 조각들 05. 존재와 행위 중에서 어느 하나를 택할 필요는 없다.

군대에 있을 때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몇번 한 적이 있다. 내가 영화를 좋아하는 건지, 영화 보는 걸 좋아하는 건지, 아니면 영화를 좋아하는 것 같은 나를 좋아하는 건지... 그 때 당시 명확한 해답을 내리진 못했던 것 같다.

비슷한 질문으로 1. 책을 좋아하는 건지 책을 읽는 걸 좋아하는 건지 2. 그 사람을 좋아하는 건지 그 사람과 관계를 맺고 있는 걸 좋아하는 건지.

애초에 영화를 좋아하지 않으면 영화를 보지 않은 것이고 또한 관람행위를 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도 발견하지 못해서 그걸 좋아할 수도 없을 것이니까 결국 다 이어지는 건가. 영화는 좋아하지 않는데, 영화 보는 건 좋아한다거나 책은 좋아하는데 책 읽는 건 좋아하지 않는다거나 하는 그런 모순적인 상황들도 가끔 일리있게 들리기 때문이다. 조금 다른 비유겠지만, "나는 아이들은 좋아하는데, 아이를 키우고 싶진 않아" 그때 어떤 트윗에서 언급한 liking(좋아하는 것)과 wanting(원하는 것)은 다르다고 한 것과 같은 맥락인가. 대상 자체를 사랑할 건지, 대상과 나 사이의 관계(가 맺어지게 되는 그 부분)를 사랑할 건지 선택이 가능한 문제일 수도 있는건가. 존재와 행위 중에서 어느 하나를 택할 필요는 없다.


생각의 조각들 04. 더 큰 자극을 찾는 사람들

현대인들의 영화를 보는 수준이 너무 올라간건가. 예전에 생물 시간에 배웠던 '역치'라는 개념, 신경이나 근육 등에 반응을 일으키는데 필요한 최소 자극값. 매운 걸 계속 먹다보면 그보다 더 매운것을 먹어야 자극이 오는 것처럼, 그것은 오감 뿐만이 아니라 쾌락에도 똑같이 적용하는 듯 하다. 초등학생 때는 '15세이상관람가' 영화를 봤을 때 그 자극적인 장면들에 놀라고, 중고딩때는 18세 영화를 찾다가, 성인이 된 이후로는 18세 영화를 봐도 쾌락중추가 활성화 되지 않는거지. 더 자극적인 걸 찾게 되고, 더 재미있는 걸 찾게되고 할리우드는 액션영화와 SF영화의 기대값을 너무 올려버렸다. 기대하는 자극값이 너무 커져서 쾌감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클래식 영화들을 찾아보지 않게 된다. 그런데 이런 원리는 모든 것에 적용되는 것 같다. 사람의 사귀는 것에서도, 소비를 하는데 있어서도 누군가 뭔가를 어느 수준으로 계속 해주다보면 그것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서, 더 큰(좋은)것을 해주지 않으면 실망한다. 선물이나 이벤트나 등등. 사람마다 사람에 대해 익숙해진 기대값이 있어서 그 이상의 뭔가를 보여주지 않으면 신선함으로 다가오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은 갈수록 더 큰 자극을 위해 찾아다니다가, 결국 나이가 들어서는 작은 것에도 만족하게 되지 않나. 봄이오면 꽃피는 걸 보며 늘 감탄하는 우리 엄마도 그렇고. 하긴, 자연의 생동감 넘치는 변화를 지켜보는 것만큼 놀라울 것도 없다. 무엇보다 자연은 음식이나 책이나 영화 또는 사람처럼 기대를 져버리거나 실망시키지도 않고.

- 2013 여름


생각의 조각들 03. 우리가 자연을 두고 실망하지 않는 것처럼 인간에 대해 실망을 하지 않는 것

인간은 언제부턴가 인간(혹은 인간문명)에 대한 대단한 혐오에 빠진 것 같다. 흔히 인간이 도시를 개발하면 자연을 파괴한다고 한다. 지구를 오로지 파멸로 이끄는 건 인간 종족 뿐일까. 개미도 개미집을 짓고 벌도 벌집을 만들어서 원래의 상태를 바꾼다. 하지만 지브리의 애니메이션 원령공주, 나우시카를 봐도 인간은 항상 자연을 파괴하는 존재다. 그리고 자연은 그걸 계속 정화시키며 극복해낸다.

인간은 자연과 인간을 이분법적으로 나누어서 자연을 정복의 대상으로 보기도 했고 요즘은 보살펴야 할 대상으로 본다. '자연을 사랑하자'라는 말 자체에서 자연을 타자화시켜, 자연과 인간을 분리시키는 것이다. 지난날 그것을 혹사시킨 과오에 대한 뉘우침으로 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결국은 그 의중에는 이 지구에서 오래오래 살고 싶은 마음이 깔린 것 아닐까.

자연과 도시(인간문명)의 경계는 불분명하다. 자연의 일부인 인간이 하는 행동들도 결국은 모두 자연의 범주다. 인간이 만들어낸 책이며, 영화며 모든 것들이 자연이다. 자연으로 존재하는 인간이 자연을 곁에두고 자연을 찾는다. 즉, 인간도 자연의 일부이고, 그런 인간이 삶의 터전을 개발한다고 볼 때 자연을 파괴하는 것만으로도 볼 수 없다.

우리가 자연을 두고 실망하지 않는 것처럼 인간에 대해 실망을 하지 않는 것이 답인 것 같다. 아침에 해가 뜨고 저녁에 해가 지는 것들, 모든 동물이 좋은 짝을 찾기 위해 경쟁을 하는 것들, 자신의 영역을 넓히기 위해 세력 다툼을 하는 것들은 모두 우리 인간의 그것들과 전혀 다르지 않다. '한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보다' 라고 한 서정주 시인의 시처럼, 우리는 누군가의 꽃을 피우기 위해 열심히도 살아간다. 그 꽃이 화려한 장미든, 장미를 돋보이게 해주는 안개꽃이든 하나같이 모든 우주가 노력을 기울여 피워낸 아름다운 꽃이다. 우뢰매를 보며 신이 나서 안방을 뛰어 다니던 그 시절의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모든 걸 바라본다면 모든 꽃들이 아름답게 보이겠지.

2013년 여름


생각의 조각들 02. 줄 수 있는게 마음뿐이 아니길 바란다

출퇴근길에 하나씩 보고 있는 EBS다큐프라임 <학교의 고백>. '제 8화 코끼리 만지기 프로젝트'까지 왔다. 시각장애를 가진 아이에게 코끼리가 얼마나 클 것 같냐고 물었더니, 자기 손으로 30cm 정도를 표현한다. 안보이는 세계는 '보아 온' 사람들로서는 상상이 불가능한 세계다. 이 아이들은 단지 느낌으로 세상의 생김새를 짐작할 뿐이다. 


아이들을 데리고 태국의 코끼리공원에 데려가서 실제로 코끼리를 만지게 한 다음, 점토로 코끼리를 만드는 시간을 가졌다. 한 아이가 두마리의 코끼리를 만들자, 왜 두마리냐고 물었더니, 앞이 보이지 않는 코끼리와 귀가 안들리는 코끼리가 서로를 도와주는 모습이라고 한다. 실제로 코끼리는 몸이 불편한 동료를 위해 배려를 하고 도와주며 살아간다. 내가 가진 것은 무엇이고, '가져야 할 것'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에게 무엇을 줄 수 있을지 생각해보았다. 

줄 수 있는게 마음뿐이 아니길 바란다.


-2013년 여름




생각의 조각들 01. 시작하며

'내가 요새 글을 쓰지 않는 것은 모두 트위터 때문이야'

긴 글을 쓰지 않는 것에 대해 트위터 탓을 몇 번씩 했다.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트위터의 영향이 아주 없지는 않은 것 같다. 예전엔 하루를 보내고서 일기를 썼지만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와 같은 SNS가 보급되면서, 하루의 생각들은 대부분 SNS에 적어왔기 때문이다.

며칠전에 트위터의 아카이브 기능을 발견했다. 트위터의 계정을 해킹 당하고서 다시 복구시켰던 2013년 5월부터의 기록을 모두 내려받을 수 있었다. 예전에 트위터에 남겼던 글들을 다시 꺼내보자니 쑥스러움의 감정이 주가 된 많은 감정들이 밀려왔다. 

트위터에는 140자의 짧은 생각들을 올리는 것이 고작이지만, 이것들을 한 군데로 모으면 이 나름대로 한 편의 긴 글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지금부터 하려는 작업은 과거의 트위터에 적어놓았던 140자의 생각들을 모아서, '생각의 조각들'이란 시리즈로 엮어 볼 생각이다. (물론 여러가지 글 시리즈를 써보겠다고 진행 중인 프로젝트만 여러가지더라도..)

아름다운 것들을 하나하나씩 이어붙이면 늘 더 아름다운 것들이 기다린다

어떻게든 지금의 시간을 소중히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시간을 소중히 한다는 건 '시간'이 지나서도 지금의 시간을 기억하고자 하는 것. 기억하기 위해서 기록을 하는 것. 우린 지금의 기록이 어떤 가치를 지니게 될지는 알 수 없다. (기록의 중요성은 중학교 때 메모라는 습관을 몸에 지니게 된 이후로 수없이 생각해 온 것이기 때문에 매회 리마인드할 필요는 없더라도) 과장되게 생각해보자면, 우리의 선조들이 음식을 보관하기 위해 사용했던 토기들 조차도 지금은 모두 박물관에 가야만 볼 수 있는 지금 시대 사람들의 소중히 여기는 물건들이다.

시간을 소중히 하는 방법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해보자. 올해 들어 여름과 밤이 만난 이래로, 여름밤이라는 단어를 입에 담게 된 이후로 산책을 즐기고 있다. 여름이 밤과 만나 여름밤이 되고, 여름밤이 산책을 만나 여름밤의 산책이 된다. 또 여름밤의 산책은 음악도 만나고, 사색을 만날 수도 있다. 아름다운 것들을 하나하나씩 이어 붙이면 늘 더 아름다운 것들이 기다린다. 홀로 서 있을 때 그 자체로도 아름다울 수 있지만 같이 서 있으면 아름다움은 늘 더 빛나는 법이다.

시간을 소중히 한다는 것은 시간에 아름다움을 보태는 일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여름은 늘 찾아오고, 그 안에는 낮과 밤이 있다. 여름의 낮을 아름답게 하기 위해 시원한 그늘과 수박을 찾고, 시원한 아메리카노를 마신다. 그리고 여름밤을 아름답게 하기 위해서는 밤 바람을 쐬며 조용히 산책을 한다. 그런것들은 지금의 시간을 더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지나온 시간들을 이미지로서 회상하지 않는가. 그 여름밤 먹었던 달콤한 수박, 장마가 이어지던 어느날 만났던 친구. 그러니 어떻게 하면 지금의 시간을 더 아름답게 만들 수 있을지를 생각하며 올 여름을 보내야 겠다. 어떤 음악을 들어야 하고, 어떤 책을 읽어야 하고, 누구와 대화를 해야할지를 생각하면서 말이다. 1년, 5년, 10년이 흐른 뒤에도 2015년의 여름은 아름다웠노라고 기억할 수 있지 않을까.

2015년 7월 여름밤

농촌일기 - 감자 수확을 마치고서 깨를 심음

2015년 6월 23일 감자 수확을 모두 마쳤다. 감자를 캐는 일은 정말 힘들었다. 무엇보다 친환경 재배 때문에 풀이 너무 많았던 점이 일을 힘들게 했다. 약 이틀에 걸쳐 모든 감자를 캤고 생각보다 크고 좋은 감자를 많이 수확해서 기뻤다. 수확한 대부분은 친환경 공장으로 보내고, 나머지는 도매시장에 내놓았다. 부모님은 작년에 비해서 정말 좋은 가격에 팔렸다고 많이 기뻐하셨다. 한번도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아갈 생각은 해본 적은 없지만 이번에 감자를 캐면서 처음으로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시골에서 감자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게 나쁘지만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봤다. 언젠가 그럴 수 있으면 좋겠다.



(전주 삼천동 농수산시장)

2015년 7월 4일
감자 수확을 마치고서 그 자리에 들깨를 심고 있다. 감자를 캔 후로 비가 많이 와서 이식 시기가 조금 뒤쳐졌다. 내일만 하면 깨는 모두 심을 것 같다.



우린 웃고, 우린 울며 살아가야지

폴 오스터 <선셋파크 >를 읽었으니 쓰는 글

소설이건 영화건 처음 접하면 그 작품을 받아들이는 동안 '이 사람과 함께 여정을 해야겠다'라고 받아들여지는 인물들이 그려진다. 그리고 그 여정동안 나와 그 인물의 짝사랑이 시작되는것이다. 그 인물은 나라는 사람에 대해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지만, 나는 작가의 글을 통해 그인물을 지켜보며 나만의 짝사랑을 키워 나간다. 흥미롭게도 이번 소설에서는 그런 인물이 한 둘이 아니었다. 주인공 마일스는 물론, 필라, 빙, 앨런, 앨리스, 마일스의 아버지 모리스,  엄마 메리-리까지 모두 내가 아끼고 끌어안고 싶어 마다하지 않을 수 없는 인물들이었다.

뉴욕 선셋파크 근처의 비어있는 집을 무단점유 하여 살아가는 네 명의 젊은이를 비춘다. 그들 모두는 바람에 흩날리는 낙엽마냥 자유롭게 살아간다. 때로는 본인의 의지대로, 때로는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리저리 흔들린다. 그들과 함께 바람에 맞춰 흔들리며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미드 프렌즈의 영향 때문이었는지, 뮤지컬 렌트 때문이었는지 늘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한 집에서 살아가는 것을 꿈꿔 왔다. 도쿄의 게스트하우스 시절은 내가 바라오던 모습이 가장 가깝게 이뤄졌던 시기다. 함께 살았던 사람들은 모두 가족처럼 마음이 잘 맞았으며, 다들 제 각기 인생의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안고 있었다.

주인공 마일스 혼자만의 얘기만 존재했더라면, 그가 선셋파크의 빈 집에 들어가지 않았다면, 선셋파크라는 하나의 소설은 완성되지 않았다. 나의 이야기와, 너의 이야기와, 그리고 제 3자의 이야기는 쌓이고 쌓여 하나의 소설과 영화가 되어간다. 완성되어진 그 작품은 희극이기도 하면서 비극이기도 하고, 늘 그 중간을 오가는 느낌을 줄 것이다.  바람에 날리고, 비에 젖고, 뜨거운 햇살을 쬐고, 너를 안고, 너와 키스하고, 우린 웃고, 우린 울며 살아가야지. 살아가야지.

"이 모든 사실의 요점은 삶에서 상처는 없어서는 안 될 부분이라는 것이었다. 어떤 식으로든 상처를 입어 보아야만 한 인간이 될 수 있다"

"다시 그녀의 얼굴을 보는 기쁨, 다시 그녀를 안는 기쁨, 다시 그녀의 웃음소리를 듣는 기쁨, 다시 그녀의 목소리를 듣는 기쁨, 다시 그녀가 먹는 모습을 보는 기쁨, 다시 그녀의 손을 보는 기쁨, 다시 그녀의 벗은 몸을 보는 기쁨, 다시 그녀의 벗은 몸을 만지는 기쁨, 다시 그녀의 벗은 몸에 키스하는 기쁨, 다시 그녀의 찡그린 얼굴을 보는 기쁨, 다시 그녀가 머리 빗는 모습을 보는 기쁨, 다시 그녀가 손톱에 매니큐어 바르는 모습을 보는 기쁨, 다시 그녀와 함께 샤워를 하는 기쁨, 다시 책을 놓고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는 기쁨, 다시 그녀의 눈에 눈물이 고이는 모습을 보는 기쁨, 다시 그녀가 걸어가는 모습을 보는 기쁨, 다시 그녀가 안젤라에게 퍼붓는 욕설을 듣는 기쁨, 다시 그녀에게 큰 소리로 책을 읽어 주는 기쁨, 다시 그녀의 트림 소리를 듣는 기쁨, 다시 그녀가 이 닦는 모습을 보는 기쁨, 다시 그녀의 옷을 벗기는 기쁨, 다시 그녀의 입술에 입술을 포개는 기쁨, 다시 그녀의 목을 보는 기쁨, 다시 그녀와 함께 거리를 걷는 기쁨, 다시 그녀의 어깨에 팔을 두르는 기쁨, 다시 그녀의 가슴을 핥는 기쁨, 다시 그녀의 몸속으로 들어가는 기쁨, 다시 그녀 옆에서 잠을 깨는 기쁨, 다시 그녀와 함께 수학 문제를 토론하는 기쁨, 다시 그녀에게 옷을 사주는 기쁨, 다시 그녀의 몸을 닦아 주고 그녀가 자기 몸을 닦아 주는 기쁨, 다시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는 기쁨, 다시 그녀와 함께 현재를 살아가는 기쁨, 다시 그녀에게서 사랑한다는 말을 듣는 기쁨, 다시 그녀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기쁨, 다시 그녀의 열렬한 검은 눈빛을 받으며 살아가는 기쁨, 그러고 난 뒤 지금부터 석 달 이상, 4월까지는 다시 그녀와 함께 있을 기회가 없으리라는 것을 확실히 알면서 그녀가 1월 3일 오후 포트 오소리티 터미널에서 버스에 오르는 모습을 지켜보아야 하는 고통. "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그게 다예요. 더 나은 사람, 더 강한 사람이 되는 거요. 아주 그럴듯해 보이지만, 사실 좀 공허하기도 하지요. 더 나은 사람이 되었는지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4년 동안 대학에 가서 전 과정을 이수했다고 증명해 주는 학위증을 받는 식이 아니잖아요. 얼마나 발전했는지 알 길이 없어요. 그래서 더 나아졌는지 아닌지도 모른 채, 더 강해졌는지 아닌지도 모르는 채로 그냥 계속 밀고 나갔어요. 한참 지나니까 목표에 대해서는 더 이상 생각하지 않고 노력 자체에만 집중하게 되었어요. (사이. 또 와인 한 모금을 마신다) 제 말 이해하시겠어요? 저는 투쟁에 중독되어 버렸어요. 저 자신을 놓쳐 버리고 만 거죠. 계속 죽 해나갔지만 왜 그렇게 하고 있는지도 더는 모르게 되었어요."

"그는 아버지를 실망시켰고, 필라를 실망시켰고, 모든 사람을 실망시켰다. 차가 브루클린 다리를 건널 때 그는 이스트 강 건너편의 거대한 건물들을 바라보며 사라진 건물들, 무너지고 불타 더는 존재하지 않는 건물들, 사라져 가는 건물들과 사라지는 손에 대해 생각했다. 미래가 없을 때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는 것이 가치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지금부터 어떤 것에도 희망을 갖지 말고 지금 이 순간, 이 스쳐 지나가는 순간, 지금 여기 있지만 곧 사라지는 순간, 영원히 사라져 버리는 지금만을 위해 살자고 스스로에게 말했다."

150609 농촌일기 - 모내기 작업 끝

드디어 모내기 작업이 끝이 났다. 1,000개 넘는 못판을 만들고, 그걸 나르고, 논에 넣었다가, 다시 들어주고 하는 작업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꾸준히 하던 운동도 모내기 작업 시기에는 팔과 손이 아파서 할 수가 없었다.

연일 비가 오지 않아서 매일 매일 뜨거운 나날이었다. 뜨거운 날씨 덕분에 쉬면서 먹는 샛거리는 더 맛있었다. 이제는 비가 잘 내리며 뜨거운 여름을 지나는 동안 벼가 잘 자라주길 바라야 한다. 




2015 무주산골영화제 - 여유로운 동네의 여유로운 사람들

무주산골영화제에 다녀왔다. 일주일 전에 이런 영화제가 있다는 걸 알게 된 후로 어떻게든 농사일이 바쁜 와중에도 꼭 다녀오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결국 다녀오게 되었다. 구천동 이외의 무주를 가본 건 처음이었다. 

전주에서는 버스로 1시간 40분이 걸린 꽤나 먼거리였다. 지난밤에 잠을 충분히 못자서 버스에서는 거의 계속 졸았다. 졸다가 눈을 뜨면 창밖으로 시시각각 꿈보다도 더 꿈같은 풍경들이 펼쳐졌다. 

이번에 관람한 영화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사랑에 빠질 확률>
<트라이브>
<우드잡>
<한여름의 판타지아>
<지미스홀>

한 영화도 빠짐없이 기억에 오래토록 남을 좋은 영화들이었다. 난 이미 전주를 떠나 무주로 와있었지만, 영화를 볼때마다 여행을 떠나고픈 충동이 일었다. 부에노스아이레스로, 우크라이나로, 일본으로, 아일랜드로.

산으로 둘러싸이고 중간에 작은 천이 흐르는 무주는 멋진 곳이었다. 영화를 보고나오면 자동차와 빌딩만 보이는 도시의 영화관들과는 달리 이곳은 아름다운 자연이 보였다. 영화의 여윤이 좀 더 길게 가는 것 같았다. 

여유로운 동네에 여유로운 사람들이 여유로운 영화를 보기 위해 모였던.
초여름의 짧은 추억이었지만 이번에 감상했던 영화들이 나의 인생을 풍요롭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믿는다.





150526 - 하루 2리터 물 마시기 4일째

하루 2리터 물 마시기 4일째다. 아침에 일어나는게 확실히 가볍다. 가볍다고 해야될까, 소변을 보기 위해서라도 꼭 일어나게 된다. 

sworkit 전신근력 운동은 10분씩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Push up, sit up, squat 4일째를 넘겼다.
러닝을 3일째 못했는데 내일은 꼭 달려야겠다.

150525 농촌일기 - 감자밭

150525 감자밭

감자밭에 북주기를 한지 2-3주가 됐다. 그 때만 하더라도 감자 줄기와 잎이 크지 않았는데 벌써 숲을 정도로 무성하게 자랐다. 중간중간에 꽃도 예쁘게 피었다. 감자 꽃을 본 것은 처음이다. 



150523 농촌일기 - 고추 순 따기

150523

오늘은 고추밭에 가서 고추의 순을 따주는 일을 했다. 나는 순을 땄고, 엄마는 풀을 매었다. 작업 속도는 꽤나 빨랐는데도 해가 지기전까지 모두 끝내지 못해서 내일 오전에 다시 오기로 하였다. 하루 종일 쪼그리고 앉아 해야하는 작업이라서 허리가 아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