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 있을 때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몇번 한 적이 있다. 내가 영화를 좋아하는 건지, 영화 보는 걸 좋아하는 건지, 아니면 영화를 좋아하는 것 같은 나를 좋아하는 건지... 그 때 당시 명확한 해답을 내리진 못했던 것 같다.
비슷한 질문으로 1. 책을 좋아하는 건지 책을 읽는 걸 좋아하는 건지 2. 그 사람을 좋아하는 건지 그 사람과 관계를 맺고 있는 걸 좋아하는 건지.
애초에 영화를 좋아하지 않으면 영화를 보지 않은 것이고 또한 관람행위를 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도 발견하지 못해서 그걸 좋아할 수도 없을 것이니까 결국 다 이어지는 건가. 영화는 좋아하지 않는데, 영화 보는 건 좋아한다거나 책은 좋아하는데 책 읽는 건 좋아하지 않는다거나 하는 그런 모순적인 상황들도 가끔 일리있게 들리기 때문이다. 조금 다른 비유겠지만, "나는 아이들은 좋아하는데, 아이를 키우고 싶진 않아" 그때 어떤 트윗에서 언급한 liking(좋아하는 것)과 wanting(원하는 것)은 다르다고 한 것과 같은 맥락인가. 대상 자체를 사랑할 건지, 대상과 나 사이의 관계(가 맺어지게 되는 그 부분)를 사랑할 건지 선택이 가능한 문제일 수도 있는건가. 존재와 행위 중에서 어느 하나를 택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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