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착하다는 건 무엇일까. 본인은 착하다고 생각하는가?
용 : 저 질문에 진짜 난 할 말이 많아. 난 지금 인턴기자로 일하는데 여기서 만나는 현직선배들마다 나보고 "넌 너무 착하게 생겼다" "욕은 할 줄 아냐"는 말까지 들었거든. 그래서 난 요새 진지하게 고민했었어. 내가 너무 착한가...? 근데 정작 가까운 친구들은 내가 그닥 착하진 않대.ㅋㅋ
용 : 사실 '착하다'는 말의 의미는 정말 다양한 것 같아. 한 사람이 여러가지 페르소나를 갖고 있다고 하잖아? 직장에서건, 가족들 사이에서건간에. 그래서 조금은 각각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이 사람은 착하다"는 말보다 "이 사람은 이런 면에서 착해"라고 말하는게 보다 더 정확한 표현일 것 같다고 생각해.
용 : 그래서 결론은, "난 나보다 약자들에게 착하다"고 생각해. 설령 남들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그렇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고. 내가 말하는 약자는 신체적 약자, 경제적 약자, 사회적 소수자들이야. 근데 그 이외에 일반적인 인간관계에서는 별로 착하다는 생각은 안 들고... 누구나 그런 면이 있지만 난 특히 내가 맘에드는 사람한텐 착하고 아닌 사람한텐 너무 쌀쌀맞게 구는 면까지 있는 것 같아...(자기고백)..
브래드 : 먼저 착하다는건 뭘까. 대학에 와서부터는 이 가치판단이 너무 모호해졌어. 누가 착한애인지 안착한 애인지. 생각해보면 중고등학교때는 난 착한애/나쁜애 라고 규정짓기도 했거든. 착한애는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숙제 잘해오고, 수업시간에 안떠들고, 선생님께 인사 잘하고, 쓰레기 잘 줍고, 친구들이랑 안싸우고, 욕설 안하고, 친구 반찬 뺏어먹지 않고, 자기가 가지고 있는 좋은거는 남들에게 나눠주고. 뭐 그런 애들이 나에겐 착한애였는데 사실 나도 그런 애들중 하나였지.
브래드 : 그런데 착하다는게 과연 좋은 건가. 라는 생각은 대학때부터 들기 시작하더라고. 위에서 말한 착한애들의 행동을 보면, 남에게 친절하고, 도덕적으로 행동하고, 자기의 이익을 희생할 줄 아는 그런 모습처럼 보이는데. 이런 태도를 가진 사람은 결국 외부의 무언가에 의해 공격을 당하기 쉽다는 생각이 들더라. 사기꾼에게 걸려 들기도 쉽고, 대기업의 마케팅 전략에 쉽게 넘어오고, 국가의 정책에 순종하기도 하고. 누구나 착한 사람을 좋아하지만, 착한 사람으로 보이면 이용당하기 쉬운거지. 돈을 잘 빌려줄 것 같은 착한 친구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하거나, 착해 보이는 고등학생들에게 어른들이 담배심부름을 시키거나 등등등.
브래드 : 그래서 대학생 이전엔 참 착한 학생으로 보이고 싶었고 실제로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했었는데. 대학생이 되고나서는 나에게 착하다는 수식어를 떨쳐버리기 위해 노력했어. 사람과 사물에 대해 더 의심도 많아지게 된 불이익도 있지만, 그게 나를 지키는 방법이라고 생각한 것 같아.
브래드 : 본인이 착하다고 생각하는가? 줄곧 착하다는 소리를 들으며 살아왔어. 사춘기도 완전 조용하고 착하게 잘 보냈거든. 부모님 속 썩이지도 않고.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부모님께 좋았을지는 몰라도, 나에게 과연 좋은 것이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더라. 남들은 어떻게든 자기를 알고 찾아가기 위해 몸부림을 치는데 나는 조용조용히 착하게 공부만 했었으니. 학생이 착하다는 건 공부를 열심히 한다는 거였겟지. 앞으로도 착하게 살고싶진 않아. 이말은 순종적으로 살고싶지 않다는 의미로서. 내가 갖고싶은 착함이란 '따뜻하고 배려심이 있는 마음' 으로 한정시키는 걸로 층분한 거 같아. 누군가가 힘들때 따뜻하게 보듬어주고 위로를 해줄 수 있는 그런거.
지빵 : 난 하나도 안착해. 잠시 내가 착한줄알았었을 때가 있었던 것 같은데 난 그저 다른사람에게 피해가 안되려고 했던것 뿐이더라고. 난 나밖에 관심없었던것같아. 진심으로 나를 잊고 다른사람을 위해 살았던 순간이 잠시라도 있었는지 생각해봤을때 딱 생각나는게 없는걸보면 난 진심 뼈속까지 안착한것같아. 근데 또 모르겠어 고마움을 어떻게든 갚고싶은건 선한게아니라 계산적인건가
브래드: 사람과 함께 살아간다는게 자체가 서로에게 빚을 지는거 아닐까.태어날때부터 자라기까지. 부모님이 길러주시는 것에 빚을 지고.또 어려움이 처할 때 누군가로부터 도움을 받으면서 빚을 지고. 그 빚을 갚아나가는 일이 삶의 재미같아
지빵 : 뭐 하나받으면 하나는 준다는 기본적인 생각일지도.. 이때 두개주면 선한건가? 이런생각 자체를 안하는게 선한건가?
레이디 : 내가 생각하는 착함은 자기 희생 정신 정도가 아닐까 해. 내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다른 사람, 혹은 사회, 세계에 도움이 되려고 하는 태도와 행동 정도... 특히 나는 내 불편함이 커질 수록 내 행동에 스스로 착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 근데 그 태도와 행동이 자발적으로 내게서 나왔다면 그건 착한 게 맞는 것 같은데, 누군가가 시켰거나, 거절을 못해서 하게 되는 행동이라면 그건 착한 게 아니라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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