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708090을 그리워하는 이유는 우리의 정서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2000년대 중후반부터 쿨함과 솔직함이 좋은 것으로 떠오르면서 따뜻한 말 한마디는 내숭, 가식, 오글거림이 되었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인터넷 커뮤니티는 참 따뜻한 곳이었던걸로 기억한다. 아프면 걱정도 해주고, 서로가 따뜻한 말들을 주고받았다. 그게 오글거리는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았었고, "오글거린다" 라는 말 자체를 사용하지 않는 때였다. 하지만 지금은 온라인이건 오프라인이건 차갑고 쿨한게 멋진거고 재밌는거고 그야말로 쿨한 거다. 그러면서 우리의 정서도 차갑고 쿨해졌다. 그러니 따뜻함에 가까웠던 옛시절의 노래, 글, 여러가지 문화를 우리는 그리워한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정서의 온도가 점점 더 내려갈수록 우린 더 따뜻함을 좋아했던 옛 시절을 그리워할 것이다. 헛된 희망일 수도 있지만 다시 따뜻한 것에 오글거려하지 않는 정서를 우리가 찾아갔으면 좋겠다. 자신의 본심을 약간 가리는 것도을 모두 '내숭과 가식'이라는 말로 매도하지도 않으면 좋겠다.
- 2014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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