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나라는 존재로 인해서 내 주위의 사람이 더 행복해질지

駒込、渋谷、新宿、銀座、丸の内、新橋、上野、目黒 를 돌았던 이번 여행
5일간의 짦은 여행이었지만 지루하게 느껴지던 시간도 있었을 만큼 그렇게 짧지는 않았던 것 같다. 이번 5일은 5년전 일본 워킹홀리데이의 축약판이었다.

무엇보다 내가 살았던 코마고메. 아... 코마고메..일이 끝나고 나서 혼자서 밤늦게 까지 즐기던 노래방, 노래방을 나와 배가 고프면 찾아가서 먹던 마츠야의 규동. 내가 일했던 카페가 있던 긴자거리... 긴자에서 일이 끝나면 혼자서 산책했던 마루노우치 나카도리. 그리고 시부야. 그리고 시부야. 시부야의 가츠동, 시부야의 신호등, 시부야의 콜드스톤, 시부야의 하치코. 이 모든 걸 다시 한번 천천히 경험한 여행이었다.

5년 전 나의 일본 인생은 그렇게 흘러갔었다. 코마고메에 살며, 긴자와 마루노우치를 걷고, 시부야를 신나게 즐겼다. 그 때 나의 나이는 스물두살이었다. 그리고 5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은 스물일곱. 5년이나 흘렀다. 그렇게 훌쩍 지나가버린 시간의 모습에 잠깐 슬펐다. 

언제나 천천히 흘러가는 거리. 한국에서의 5년이라면 거리의 많은 가게들이 없어지고 새로 생기길 몇번이나 반복했을 시간이지만, 내가 이번에 다시 방문한 코마고메는 거의 모든게 그대로였다.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은, 내가 좋아하던 규동가게 요시노야가 없어지고 피자가게가 생긴 것과 그 맞은편으로는 KFC가 들어온 것이었다. 그걸 제외하고는 모든게 그 자리에 머물러 있었다. 그래서 너무 고마웠다. 너무 고마웠다.

모든 것이 변해간다는 얘기는 어쩌면 내가 속한 사회에서만 더 와닿는 말인가 보다. 지루함을 느낄 새가 없이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모습은 우리 삶을 더 재미있게 만들어줄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변해가는 모습보다 내 주위가 훨씬 빨리 변해가서 그 차이를 좁힐 수 없게 된다면 그건 좀 슬픈 얘기다. 어쩌면 나는 크게 변하지 않았나 보다. 그래서 변하지 않고 그대로 있어준 코마고메라는 마을이 너무 고마웠을 뿐이다.

내가 살았던 마을이 변하지 않고 그대로 있어준 것도 고마웠지만, 눈물이 날만큼 가장 고마웠던 건 역시 친구들이었다. 유헤이상, 스기야마상, 쿠사야나기상, 야마구치상, 마스미, 히메, 레이카, 모요카, 료코, 마루코, 아짱, 오구치, 케이짱, 오도리, 치히로, 유유,,, 이번에 만난 모든 사람들이 그냥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5년전 그대로, 행복을 다른 사람에게 전해주는 멋진 모습 그대로였다. 매일 밤 다른 사람들과 모임을 가졌는데, 모두를 만날 때마다 얼마나 행복하고 행복했는지 모르겠다. 그들과 함께 앉아서 얘기하는 것만으로  최고로 행복한 사람이 되는듯한 느낌이었다. 

5년전 일본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내가 했던 결심은, 그들에게서 받은 행복은 내 주위의 다른 사람들에게도 나눠주자는 것이었다.  5년 동안 그렇게 잘 살아왔는지 되돌아 볼 일이다. 아마 평생 내가 주위 사람에게 행복을 나눠주기 위해 노력해도 내가 그들에게서 1년 동안 받은 행복에 미치지 못할 것이다.

그렇게 살아야 한다. 어떻게 하면 나라는 존재로 인해서 내 주위의 사람이 더 행복해질지. 내가 어떻게 하면 그들을 더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을지 죽을 때까지 그 문제를 놓지 않고 살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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