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고유 강점은 특정한 마음의 습관일 수도 있고, 뚜렷하고 남다른 어떤 재능일 수도, 상황을 바라보거나 거기에 대처하는 당신만의 방식일 수도 있다. 높은 파도와 풍랑 속에서 배가 뒤집히려고 할 때 돛대를 놓지 않고 끝까지 버티는 인내력을 수도 있다. 상황을 정확하게 분석할 줄 아는 능력, 어떤 상황에서도 검약하는 알뜰한 품성 또는 일반적인 통념과 반대되는 시각으로 상황을 바라보고 참신한 해결책을 생각해내는 능력이 당신만의 고유 강점일지도 모른다. 남들과 달리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능력이나 적절한 순서로 상황을 정리할 줄 아는 능력을 가졌을 수도 있다. 또는 집중력과 몰입하는 능력이 뛰어나, 멍하니 있거나 딴 데 정신을 팔다가 중요한 기회를 놓치는 일이 좀처럼 없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당신은 남달리 사교성이 좋아 친구를 쉽게 사귀는 사람일 수도 있고, 진심을 전달하여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능력이 뛰어나 남들이 당신을 쉽게 도와주거나 당신의 주장을 지지하게끔 만들 줄 아는 사람일 수도 있다.
또 당신의 고유 강점은 핵심을 볼 줄 아는 능력일 수도 있다. 어떤 책이나 사람의 품성, 상황, 가족 간의 다툼, 경제적 혼란 사태, 지역사회 위기 등의 핵심을 간파할 줄 아는 능력 말이다. 당신은 돈의 흐름을 읽고 관리하는 재능, 시장 불황이나 호황과 상관없이 지혜롭게 투자할 줄 아는 직관을 타고났을 수도 있다. 또는 기의 흐름을 읽는 능력, 타인과 공감하는 능력, 동물과 교감하고 대화하는 능력, 아이들을 세심하게 돌보는 능력, 그림을 그리거나 춤추는 재능, 사람들을 웃게 만드는 능력, 공간관계를 직관적으로 이해하는 능력 또는 방을 설계하고 디자인하는 능력을 갖고 있을 수도 있다.
당신만의 고유 강점이 무엇이든 그것을 인식하고 그것에 의식적으로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당신의 상황이 어떠하든 행복하든 기쁘든, 곤경에 처해 있든 고민에 빠져 있든 –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당신 안의 능력을 끄집어 내야 한다. 그 능력은 언제나 당신 안에, 바로 거기에 있다. 당신이 세상에 태어나는 날 그 능력은 이미 당신의 세포들 속에 깊숙이 각인되어 있었다. 그리고 세월이 흐르면서 그 능력은 진정한 본래의 색깔을 당신에게 알려준다. 그러니 깊은 곳에 묵혀있는 그 능력을 반드시 꺼내서 사용해야 한다.
당신의 고유 강점을 정확히 이것이다 라고 표현하거나 이름 붙이기가 힘들 수도 있다. 본래 타고난 그 능력이나 강점을 자신도 모르게 늘 이용하고 있어서 스스로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을 수도 있다. 아니면 반대로, 언제나 의지할 수 있는 자신만의 강점이 ‘이것’이라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당신은 어쩌면 위에 언급한 여러 가지 강점들 중에서 자신에게 해당되는 것을 여러 가지 찾아냈을지도 모른다. 삶은 우리에게 가능한 많은 것을 주고 싶어 하므로, 모닥불을 지필 나뭇가지를 달랑 하나만 갖고 살아가는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신 깊숙한 곳에 있는 내면의 자아는 알고 있다. 설령 의식적인 자아는 아직 모른다 할지라도. 당신이 가진 여러 면모 중에서도 단연 제일 중요한 능력이 무엇인지 말이다.
문제는 막상 시련이 닥치면 그 사실을, 우리가 가진 능력을 잊어버리기 쉽다는 점이다. 내 친구 필립처럼 “난 쉽게 쓰러지지 않아. 구두닦이를 하는 한이 있더라도 헤쳐나갈 거야” 라고 말하는 대신, 많은 사람들이 쉽게 좌절하고 마치 태풍을 만난 나비가 된 듯한 무력감에 빠진다. 아무런 준비 없이 역경의 한 가운데로 내몰린 가엾은 존재가 된 듯한 기분에 빠져든다. 때문에 고유 강점을 끄집어내는 일이 더욱 중요한 것이다. 자신이 지닌 가장 귀중한 자원과 능력을 상기하는 순간 우리는 희망을 품을 수 있다. 주변상황과 시련에 짓눌려 어쩔 줄 모르는 조그맣고 나약한 존재가 된 기분에서 벗어나, 그 시련이 당신의 잠자고 있던 능력을 깨워 불러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혼란과 괴로움의 한가운데 있을 때는 모든 것이 당신의 잘못 때문인 것처럼 느끼기 쉽다. 그러나 당신 잘못이 아니다. 단지 상황에 압도되어 있기 때문에 그런 기분이 들 뿐이다. 마주하고 있는 상황에서 빠져나가거나 그것을 극복하는 데 필요한 끈기와 자원, 기지와 용기를 가져야 하는데 그것이 당신에게 없다고 느낄 수도 있다. 애초에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어떻게든 막았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들 수도 있다. 지독한 혼란 속에서 절망적인 무력감에 빠져 당신의 힘으로는 어떻게 해볼 수가 없다는 기분, 당장 의지할 만한 게 아무것도 없다는 기분이 들것이다. 아침에 문득 잠에서 깨어났을 때, 당신이 가졌던 모든 재능과 능력이 어디론가 증발해 버린 것만 같은 황망하고 참담한 기분에 괴로워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당신의 착각일 뿐이다. 당신이 발을 딛고 서 있던 세상이 송두리째 흔들리 때는 당신을 관통해 흐르는, 진정성과 비범한 힘과 대처능력이라는 씨실들로 엮인 줄기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기가 쉽지 않다. 힘겨운 시련이 어떤 도전과 절망을 들이민다 하더라도 그것을 버텨낼 수 있는 능력과 자질이 처음부터 당신 내면에 존재했다는 사실을 떠올리기란 쉽지 않다. 늘 당신 안에 있었던 모습과 능력은 지금의 당신에게도 있다. 시련과 고통이 당신을 둘러싸고 있다고 해도, 당신이 하루아침에 어제와 다른 누군가가 된 것은 아니다. 당신은 세상에 단 하나뿐이며 고유의 능력을 갖고 있으며 다른 어느 누구와도 똑같지 않은 인간이다. 당신 내면에는 다른 누구에게도 없는 당신만의 능력이, 지금까지 존재했고 앞으로도 없어지지 않을 능력이 숨어 있다.
그것은 당신 자아의 본질을 단단힌 붙들고 있는 끈과 같으며, 당신이라는 특별한 존재를 만들어내는 화음이다. 그것은 지금까지 당신을 이끌고 여기까지 왔으며, 앞으로도 당신을 지탱해 줄 것이다. 당신이 지닌 모습과 능력은 지금 이 시련의 순간을 위해 준비된 것이다. 당신 내면에 잠자고 있는 능력이 시련에 맞서기 위해 기지개를 켜고 깨어날 것이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현재의 자신은 어렸을 대의 자신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자신이 어렸을 때 C라는 사람이었다면 성인이 된 지금은 A라는 사람이고, 그 둘이 전혀 다르며 아무 상관없는 자아라고 생각하는 듯 하다. 따라서 어렸을 때 느꼈던 슬픔과 어려움과 도전들이 다 옛날 일이 되었듯이, 그 때 가지고 있던 재능과 힘과 창의력 역시 현재의 자신에게 하나도 남아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 우리의 척추를 하나로 관통하면서 길고 아름다운 곡선으로 이루어진 등뼈를 만들어내는 척수가 존재하듯이, 당신만의 독특한 재능과 힘과 능력이라는 줄기가 당신의 삶을 하나로 꿰고 있다. 당신이 일곱 살이었을 때, 열네 살이나 스물한 살이었을 때 가졌던 능력은 지금 당신에게도 있다. 삶이 아무리 당신을 뒤흔들어도 그 줄기는 없어지지 않는다. 얼룩말이 갑자기 기린이 될 수는 없는 것처럼 당신의 본질적인 자아는 변하지 않는다. 오래 살던 곳에서 다른 도시로 이사하고, 담배나 술을 끊고, 오랫동안 독신을 고집하다 결혼을 하고, 30년간 살을 맞대고 산 배우자와 이혼을 하는 등 살아가면서 수많은 변화를 겪을 수는 있지만 당신만의 고유한 능력과 장점, 자아와 내면의 화음은 그대로 남는다. 그것은 마치 교향곡을 이끌어가는 핵심 멜로디처럼 당신의 삶을 하나로 꿰고 있다. 아무리 주변 상황이 급격하게 변해도 그 멜로디는 사라지지 않는다.
당신의 재능과 상황에 대한 적응력이 한데 어우러져 고유 강점이 만들어진다. 무의식적으로 작동하고 자기 파괴적인 성격을 지니는 디폴트와 달리, 고유 강점은 당신으로 하여금 인생의 크고 작은 인생은 난관들을 뛰어넘게 해준다. 자신이 가진 강점과 능력을 이용함으로써 우리는 더욱 더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다.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겪는 모든 경험에는, 특히 힘든 경험들에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하나씩 하나씩 거치는 경험들 속에서 스스로를 더욱 단단한 사람으로 연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생은 곧 자아를 단련해나가는 여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