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일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정리하면 좋을까. 이 시작은 어딜까. 믿기지 않은 일들이 계속 일어났다. 보고싶었던 그 사람을 만났다. 놀랍게도 인생은 놀랍다. 꿈에 그리던 그 사람을 만났다. 그는 나의 꿈에 자주 나타났다. 그가 나타날 때마다 나의 마음은 아팠다. 어색함은 이내 사그라들었다. 우리는 지난 시간을 이야기했다. 나는 그에게 미안해했고 그는 나에게 미안해했다. 그렇다. 우린 미숙했다. 인간사의 많은 일들이 지나가고 난 후에 우리는 미숙함으로서 지난 날의 후회를 모두 감쌀 수 있다. 이건 치사한 방법 같지만 사실 그게 우리가 살아가는 방법이다. 실제로 우린 지난 시절 미숙했기 때문이다. 지금 또한 과거가 되고, 그걸 얼마 떨어지지 않은 미래에서 바라볼 때 우린 지금의 순간도 미숙한 시기였다고 바라볼 것이 분명하다. 그렇게 살아간다. 우린 만나서 서로의 미숙함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누가 더 미숙했는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우린 모두 미숙했다. 우린 그 이후로 또다른 시간을 살아냈기 때문이다.
살아냈다고 하는 것에 대해
우린 인생을 살아가기도 하고 살아내기도 한다. 살아가는 것과 살아내는 것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살아가는 것은 몸을 좀 더 삶의 흐름에 유유히 내맡기는 것이다. 살아내는 것은 삶의 자연스런 흐름을 거슬러 거기에서 자신의 삶을 만들어내는 느낌을 준다. 삶을 좀 더 객체화시키기도 한다. 아직 나에게 삶은 살아내는 대상인 듯 싶다.우리가 나눈 시간은 쉽사리 지워지지 않는다. 정말이다. 쉽사리 잊혀지지 않는다. 너와 나는 같은 시간에 있었던 것 뿐이지만 그 시간은 너무나도 많은 걸 남긴다.
2014년 7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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