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늘 부족한 시간 속에서 시간에 쫓기며 빨리 빨리 움직이며 살아간다. 빨리 한다는 것은 어떤 면에선 재밌기도 하며 중요하기도 하다. 남들보다 빨리 결승선에 들어오는 것은 재밌는 일이고, 급박한 상황에서는 빨리 움직여야만 사람의 목숨을 살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천천히 살아가는 것도 재밌고 중요하다. 우리는 인생이 짧은 것 같아서 빨리 움직이지만, 인생은 천천히 즐기며 살아가도 될 만큼 충분히 길다. 빨리 살아가면 더 짧아지고, 천천히 살면 더 길어지는게 인생이다.
인생, 천천히 살려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생각이 흘러가게 놔두기보다는 나의 생각을 잡고 있고, 시간에 집착하지 말고, 초조해 하지 말고, 하루가 곧 내 인생이라는 생각으로 하루를 길게 보고,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 한다. 지금 어떤 선을 어떻게 그려내려가고 있으며, 다음은 어떤 선을 그릴지, 다음에 무슨 글자를 쓸지, 다음에 어떤 반찬을 집어먹을지, 다음 발걸음은 어디로 내딛을지를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때로는 의식적으로 결정한다. 무의식적 선택에 익숙해져서 중요한 일들 조차도 무의식적으로 선택을 해가고 있다. 예를 들어,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낼지 하는 것들, 그것들은 최대한 신중하게 고르고 골라야 한다. 선택이란건 인생의 전부이며, 매 순간 선택을 잘 하는 것이 인생을 잘 사는 것이다. 선택을 하는 것이 곧 디자인이다. 인생의 설계이며 계획이다. 인생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간다는 것은 좋은 선택을 계속 해나간다는 것. 하루를 좋게 보낸다는 것은 좋은 선택들로 인생을 채우는 것. 그러한 의식적인 선택들을 이어나간다면 적어도 그건 내 인생이 된다. (남의 선택을 따라가는 것도 내 선택이긴 하다)
천천히 글씨를 쓰고 천천히 생각해야 한다. 글씨의 속도가 생각의 속도를 넘어서면 함께 할 수 있었던 생각을 놓쳐버릴 수도 있다. 생각이 천천히 가게 놔두자. 책도 천천히 읽자. 페이지를 넘기는 일에만 급급해 하지 말고 천천히 읽으면서 책의 내용을 이해해야 한다. 그러니 천천히 움직이고, 천천히 먹고, 천천히 쓰고 천천히 씻고, 천천히 보고, 천천히 듣고, 천천히 생각하자. 빨리 하는 것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천천히 즐기면서 하는게 중요하다. 뭐든지 빨리 끝내려고 하면서 살아온 내 인생, 이러다가 내 인생도 빨리 끝나버릴지도 모른다.
빨리 배우려하지도 말자. 천천히 느긋느긋하게 배우자. 어차피 배움은 평생 가지고 갈테니까 말이다. 빨리 무언가를 끝내야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오히려 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게 된다. 중요한 것은 공부를 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내려놓는 것이고, 의자에 앉는 것이고, 요리를 하기 위해 앞치마를 두르는 것, 비디오를 빌리기 위해 비디오샵에 가는 것, 영화를 보기 위해 영화를 재생하는 것, 친구와 만나기 위해 만날 약속을 잡는 것, 영화제에 가기 위해 영화를 예매하고, 숙소를 예약하는 것, 여행을 가기 위해 비행기 티켓을 끊는 것, 몸짱이 되기 위해서 운동화를 신는 것, 행복하게 살고 싶다면 실제로 행복을 움직여야 한다.
결과에 실망도 하지 말자. 어차피 인생은 계속 된다. 그러니 천천히 느긋하고 신중하게 순간순간 집중과 정성을 다하여 무엇이든 즐기는 마음으로 인생을 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