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이야말로 우리 인생을 이어가게 하는 마음일지 몰라요

오랜만에 쓰는 글은 얼마나 두려운가

많이 두렵죠. 오랜만에 쓰는 글에는 '내 글'이 없었을지도 몰라요. 내가 글을 써오던 방식. 글을 쓸 때면 했던 생각들, 그런 걸 기억해내기 쉽지 않을테니까요.

개인이 살아온 시간의 기록으로서의 글이라고 한다면, 글을 쓰지 않은 공백만큼 우리의 시간을 통째로 잃어버리고 마는게 아닐까요.

네, 물론 시간을 통째로 잃는 일은 없어요. 우리는 글을 쓰지 않는 시간에도 살아왔던 게 분명하니까요. 하지만 그 시간은 희미해지고 말거에요. 시간이 희미해진다는 것. 그건 잊혀진다는 거죠.

우린 왜 잊혀짐을 두려워할까요. 글쎄요.
우린 왜 두려움을 두려워할까요. 글쎄요.

두려움은 대체 무엇이길래 우리 인생에 그토록 따라다니는 걸까요.
어쩌면 우리 인생은 두려움 그 자체일지도 모르겠네요.
그 이유라고 한다면, 저는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아직까지 이곳에 두려움에 대해 얘기를 하고 있어요.

그때 그때마다 두려워하고 있는 대상이 다른 것뿐이죠.
언제는 사랑을 하지 못할까 두렵고, 언제는 사랑을 잃을까 두렵고, 언제는 내 자신이 정체해 있는 것 같아 두렵고, 언제는 모든 행복이 순식간에 사라질까봐 두렵고 말이죠.

두려움이야말로 우리 인생을 이어가게 하는 마음일지도 몰라요.

오랜만에 글을 쓴다는 건 확실히 두려운 일이에요.
그 간의 공백을 채울만큼의 좋은 글을 쓰지 못할까에 대한 두려움일거에요.

전 또 두려움을 느끼고 있네요.
잘 살아가고 있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