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인생은 앞으로 나아가는 동력을 잃을지도 모른다

정말이지 이렇게 살아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한다. 지금 뭔가 잘못돼도 아주 크게 잘못 됐다. 늘 의지를 가지고 시작되는 사유는 오래 지속되지 못하고 이내 힘을 잃고 그 자리에서 멈춰 버리며, 몸은 눈을 뜨면 움직이고 눈을 감으면 단절된 세계로 다시 들어가버리는 그 이상의 그 이하도 아닌 패턴만을 반복하고 있는 느낌이다.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는다. 내가 공부를 하고 싶은건지,  멋진 커리어를 만들어가고 싶은건지, 꿈? 꿈을 이루고 싶은건지, 아니면 영화를 보며 책을 읽으며 조용히 유유자적한 삶을 누리고 싶은건지. 명확한 구석이라곤 어느 하나 찾아볼 수 없다.

눈물이 많아지고 있는 것도 문제다. 책을 읽어도, 영화를 봐도 울컥하는 순간들이 너무 많다.  좋게 보자면 감성이 풍부해진거고, 안좋게 보자면 마음이 유약해진거다. 군대에 있을 때, 고민을 했던 것 한 가지가 눈물이 말라버렸다는 것이었다. 아무리 슬픈 영화를 봐도 눈물이 나오질 않아서 고민을 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정반대의 고민을 하고 있는 상황이 재밌다.

예전에는 어떤 생각이 시작을 하게 되서 글을 쓰게 되면 최대한 내가 도출할 수 있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글을 마무리 지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열심히 살아야겠다' 그래야만 모든 생각이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이제는 긍정적인 결론을 만들어내는 것도 정말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모든 복잡한 상황을 긍정적인 문장으로 정리해낼만한 최소한의 마음의 공간이 필요한 것이다. 그 마저도 잃게 된다면 우리의 인생은 앞으로 나아가는 동력을 잃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허지웅 작가는 '버티는' 삶이란 걸 떠올렸을지도 모르겠다. 삶은 어떻게든 버텨야 하는 것이라고 말이다. 심하게 공감되는 단어다. '버티다' 책을 좀 더 읽고서 어떻게하면 잘 버틸 수 있는지 배워야겠다. 책에서 그걸 알려줄지는 잘 모르겠다.